동료들이 만든 2차전, 이번엔 양현종 차례다

KIA 양현종[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 감독(47)은 LG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경기를 앞두고 좌완 에이스 양현종(28)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첫 경기(10일) 선발 투수로 헥터 노에시(29)를 확정한 뒤였다. 팀이 정규시즌 5위로 1패를 안고 포스트시즌에 나가 비겨도 가을야구가 끝날 수 있는 상황. 2차전 선발로 점찍은 양현종이 아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KIA 선수단도 양현종에게 미안해한다. 주장 이범호(35)는 "정규시즌에서 (양)현종이가 고생을 가장 많이 했다. 타자들이 도움을 주지 못했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서 불운을 한꺼번에 만회했으면 한다"고 했다. 양현종이 다시 중책을 맡는다. 잠실구장에서 11일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 두 번째 경기에 선발로 나간다. KIA가 불리한 여건을 딛고 첫 경기를 4-2로 이겨 승부는 원점. 준플레이오프로 가는 길이 그의 어깨에 달렸다. 양현종은 자신감이 넘친다. "우리가 원정이라 불리하다고 하지만 LG 못지않게 많은 팬들이 있다. 홈경기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 '철완'이다. 정규리그 서른한 경기에 나가 200.1이닝을 던졌다. 2007년 프로 데뷔 이래 가장 많은 투구 수다. 국내 투수로는 2007년 한화 이글스에서 뛴 류현진(29·211이닝) 이후 9년 만에 200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1위(22회), 평균자책점 5위(3.68), 탈삼진 5위(146개) 등으로 선전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10승(12패)을 올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양현종은 "팀 동료들이 힘들 때마다 뜻 깊은 얘기를 많이 해줘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체력도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양현종-김기태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양현종은 2011년 이후 5년 만에 경험하는 포스트시즌에서 '굴욕'을 '설욕'으로 바꾸려고 한다. 그는 정규시즌 4위로 가을야구를 한 5년 전 SK 와이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고작 0.1이닝을 던졌다. 두 번째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나가 타자 두 명을 상대하면서 안타 한 개를 맞았다. 팀의 에이스였던 윤석민(30)이 첫 번째와 네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하면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팀은 1승3패로 탈락했다. 양현종은 "네 번째 경기 선발을 염두에 두고 컨디션을 올렸으나 (윤)석민이 형의 투구가 워낙 좋을 때였다. 많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아웃카운트 한 개만 잡고서 포스트시즌이 끝났다.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고 했다. 절치부심 다시 맞은 기회에서는 '독기'를 품고 던지겠다는 각오다. 그는 "'광주에서 가을야구를 하겠다'는 홈 팬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 "두산이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면서 포스트시즌 관련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우리는 와일드카드 경기부터 시작한다. 그 기록을 내 손으로 다시 한 번 바꾸고 싶다."양현종은 올 시즌 LG와의 여섯 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2.41을 남겼다. 세 차례 잠실 원정에서는 1승1패(평균자책점 2.60)를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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