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씨 유족·시민단체 주말 집회…'책임자 처벌, 부검 말고 특검' 촉구

8일 오후 대학로서 3000여명 모여 검경 규탄

백남기 투쟁본부는 8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집회를 열고 경찰의 부검 반대 및 특검 실시를 촉구했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금보령 기자, 기하영 기자]"책임자를 처벌하라, 부검말고 특검하라".검·경이 오는 25일까지 부검 영장을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고(故) 백남기씨 유족·시민사회단체들이 주말 대규모 집회를 열고 부검 반대 및 특검 실시를 촉구했다. 유족들과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 규명·책임자처벌·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 이화사거리에서 3000여명(경찰 추산 2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경찰의 부검 강행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천주교 전주교구의 김회인 신부는 추모사에서 백씨의 사인 및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성 발언을 해 온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을 강력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14층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물대포를 맞고 바로 뼈가 부러질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유족 민주화씨가 백씨 사망 직전 시댁 식구들을 만나기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로 향했던 것에 대해서도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딸이 해외여행을 나갔다"며 비아냥댔다. 이에 대해 김 신부는 “직접 시험해보자. 국민을 죽이고도 당당했던 사람들이 뭐가 무섭다고 지금 부검한다고 난리인가”라고 비판했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8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집회를 열고 경찰의 부검 반대 및 특검 실시를 촉구했다.

유족들은 경찰의 사과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백씨의 장녀인 도라지씨는 가족발언에서 “비무장 농민을 공격한 경찰이 책임져야 한다”며 “남은 사람의 몫은 아버지를 쓰러지게 한 사람들에게 사과 받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2주가 됐지만 아직까지 장례식도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자식으로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대회에는 야당 의원들도 참석했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의원들은 무대 가까이에 앉아 자리를 지켰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8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집회를 열고 경찰의 부검 반대 및 특검 실시를 촉구했다.

정재호 의원은 “고 백남기 어르신께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며 “가시는 길마저 편하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겠다”고 얘기했다. 이어 정 의원은 “최근 백남기 사태를 보면 1987년 박종철, 이한열 열사가 생각난다"며 “국가 폭력이 자행되면 온 국민이 등불과 같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다수의 전문가 의견 및 일반 상식상 '외인사'가 당연한데도 '병사'라는 사망 진단서를 발급해 물의를 빚고 있는 서울대 병원 직원들도 집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경득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 분회장은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때문에 부끄러워졌다”며 "그 부끄러움 더 이상 가지지 않도록 파업에 임하고 있다. 파업에서 승리하는 것이 백남기씨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4시쯤 대학로 이화사거리를 출발해 종로와 보신각을 거쳐 종로 1가 르메이에르 종로타워까지 행진했다. 이날 서울 이외에도 부산, 광주, 청주, 제주에서도 백씨 추모대회가 동시 다발적으로 열렸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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