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지강헌 사건을 다룬 영화 '홀리데이' 포스터
지강헌은 분명 흉악한 범죄자였다. 하지만 그가 이 인질극을 벌이는 도중 외쳤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은 전 국민의 공감을 샀다. 지강헌은 556만원을 훔쳐 달아나다 17년형을 선고받았다. 징역 7년에 보호감호 10년이 더해진 것이었다. 지강헌에게 내려진 판결은 당시 밝혀진 것만 76억원을 횡령하고도 징역 7년을 선고받고 2년 만에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과 비교되기도 했다. 지강헌은 인질범 중 마지막 한 명이 되자 비지스의 '홀리데이'가 들어있는 테이프를 요구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경찰이 이를 잘못 알아듣고 스콜피언의 '홀리데이'를 줬다는 얘기도 있다는 것이다. 두 개의 테이프를 받아 지강헌이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틀었다는 주장도 있다.지강헌이 최후를 맞은 지 28년이 지난 지금, 없는 사람은 경미한 죄로도 가중처벌을 받고 있는 사람은 가벼운 처벌만으로 풀려나는 세태는 바뀌었을까. 최근에도 재벌이나 유력 정치인 등에 대한 솜방망이 판결이 나올 때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