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배부른 계절]헌책방, 지식과 추억의 보물창고

[아시아경제 문호남 인턴기자] 유난히 길었던 폭염이 지나가고, 어느덧 청명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자 독서의 계절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형서점을 둘러보고,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책 축제·이벤트가 잇따르고 있다. 그 와중에 지난 1959년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과 추억을 팔고 있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둘러봤다.
한 시민이 허름한 공간에 빼곡히 쌓인 책들을 살펴보고 있다. 1980, 90년대 청계천 헌책방의 수는 200여 개 정도로 흥했지만 지금은 20여 개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백발의 한 어르신이 책장 속 빼곡한 책들을 살펴보고 있다. 교과서에서 유·아동, 만화, 잡지, 디자인, 전공 서적, 외국 수입도서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이 진열돼 있다.
청계천 헌책방을 찾은 한 시민이 '영국전후문제작품집'을 꺼내고 있다. 꺼냄과 동시에 먼지가 일었고 헌책 특유의 곰팡이 냄새가 났다.
지금은 익숙하지 않은 세로쓰기형 책이다. 낯설지만 손때로 노랗게 물들은 책은 한 문장 한 문장 본연의 느낌을 잘 살려낸다.
한 어르신이 외국 도서 전문 헌책방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고 있다.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서는 중장년층 손님들이 헌책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청계천 헌책방 거리가 50여년간 달라진 것은 줄어든 책방의 '수'지, 추억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한 꼬마아이가 유·아동 전문 헌책방 앞에서 책을 읽고 있다. 만화책 더미에 둘러싸인 꼬마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교과서 전문 헌책방의 주인 아주머니가 사다리에 올라 책을 찾고 있다.
주인 아주머니가 어마어마한 높이의 사다리에서 여유롭게 책을 고르고 있다.
한 어르신이 주인 아주머니로부터 1988년도에 개정된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를 건네받고 있다. 어르신은 "자기 수준에 딱 맞는 책"이라며 교과서 속 낯선 사람의 필기까지 마음에 쏙 들어하셨다.
시민들이 한적한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서 책을 둘러보고 있다. 어느날부턴가 세상에 책보다 재밌고 자극적인 것들이 너무나 많아졌다. 교과서 전문 헌책방, 민중서림의 관계자는 "요즘 사람들이 책의 가치를 잊고 산다"며 아쉬움을 토로함과 동시에 옛 추억을 안고 다시금 헌책방을 찾는 고객들에 감사함을 전했다.
녹색 끈으로 묶음 포장된 헌책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책으로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계절, 가을이 왔다. 문호남 인턴기자 munon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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