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계엄 모의 '비선' 노상원 前 정보사령관 구속기소

선관위 점거 및 체포 임무
'제2수사단' 구성 주도 혐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민간인 신분으로 사전에 계엄을 모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12.3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하고 포고령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달 24일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10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노 전 사령관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경기 안산시 패스트푸드점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 정보사 관계자들과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 요원으로 구성된 '제2수사단' 설치 및 운영 계획을 주도하는 등 이번 계엄 사태의 비선으로 지목됐다. 제2수사단은 계엄 선포 후 선관위 청사를 점거하면 선거 관련자들을 체포해 수도방위사령부 B1 벙커로 호송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노 전 사령관이 문 사령관과 정보사 김모·정모 대령과 함께 제2수사단에 편성할 정보사 요원 40명을 선발하고, 계엄 선포 후 정보사 병력의 선관위 투입을 문 사령관을 통해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노 전 사령관이 지난해 9월부터 계엄 선포 직전까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관을 20여회 방문했고, 계엄 직전인 11월30일부터 12월3일까지 사흘간 매일 방문한 사실도 확인했다.

아울러 검찰은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와 방첩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정황도 포착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이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의 지시로 선관위에 출동 중이던 방첩사 1처장에게 수차례 전화해 '여기(선관위) 현장지휘관이 있으니 오면 인수인계해줄 것이다' '여기 확보했으니 포렌식을 떠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구삼회 2기갑여단장 등 제2수사단에 편성된 인원은 계엄 선포 다음 날인 4일 오전 5시30분께까지 판교 정보사 100여단에서 작전 투입을 대기하다가 비상계엄이 해제되자 모두 원소속 부대로 복귀한 사실도 파악했다. 이들은 실제 임무 수행을 위한 연습도 실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