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위의 강남…아파트값 더 뛴다

중도금 대출 제한·공급조절에도 청약경쟁률 100대1 넘어저금리에 '돈 되는 단지' 위주 불패신화는 계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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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중도금 대출 제한에 이어 공급조절까지. '겹규제'에도 '강남불패'는 요지부동이다. 잠시 주춤하던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투자자가 몰려들면서 청약경쟁률은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기도 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데다, 연이은 분양흥행에 차익을 확신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올초부터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각종 부동산 규제를 내놨다. 지난 2월 여신심사 선진화방안(수도권), 7월 중도금 대출 규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 강화, 분양권 전매 단속활동 등이 그것이다. 지난달 25일에는 공급조절을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놨고, 내달부터는 집단대출 심사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처럼 정부가 각종 대책을 쏟아낸 것은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면서 가계부채가 위험수준에 달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급등세를 띠면서 평균 5억7909만원으로 치솟았다. 2012년 말(5억2905만원)보다 5004만원 오른 것이다. 가계부채 총액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힘입어 올 상반기 기준 가계부채 총액은 1257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책의 '약발'은 먹혀들지 않는 모습이다. 규제가 나올 때만 관망세가 이어질 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형태를 반복하고 있다. 연이은 정책 발표가 이어진 후인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2만1649건(거래신고일 기준)으로 최근 5년 동안의 8월 평균 거래량보다 2.2배 많았다. 또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키며 유례없이 HUG의 분양보증이 거절됐던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3단지)는 평균 100.6대 1, 최고 119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가계부채 대책 발표 후에는 공급축소를 우려한 실수요자들로 인해 아파트값이 더 상승하고 있다. 아파트 신규 분양물량을 줄여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는 정책의 본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더군다나 9억원 이상이 넘는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금지하고 중도금 대출 건수도 1인당 2건으로 묶이면서 '돈 되는 단지'에만 청약자가 몰리는 기현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강남 3구와 비강남권의 청약경쟁률은 각각 3.9대 1과 0.8대 1에 불과했지만 올해 7월 기준 40.5대 1, 15.5대 1로 격차가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장기화에 적합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걸로 보고 있다. 또 향후 금리인상 폭도 제한적이라 보고 저금리 기조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금리인상 폭탄'이 발생하려면 25bp씩 최소 10번 연속으로 올려야 하는거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분양흥행이 이어진 강남 재건축 단지는 투자성이 보장돼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분양권 전매제한 규제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등 주택시장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대책이 도입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경우 주택가격이 9억원 이상이어서 중도금 대출 보증이 불가하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요가 넘쳐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직접 규제가 안되면서 시장이 규제 강화에 대해서 무감각해졌다고 볼 수 있다"며 "금리는 싸고 돈은 많다 보니 3하반기에도 호조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일각에서는 부동산 정책의 최종 목적이 서민주거 안정인 만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공급 확충을 신중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책의 중심을 소유주ㆍ투자자 뿐 아니라 전세세입자에 두고 전체적인 시장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시장은 공급이 확충돼서 가격이 안정되는 것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격이 오르는 순간은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재건축 사업이 진행돼 공급이 확충된다면 전반적 시장이 안정을 찾을 시기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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