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콤플렉스⑪]젖은 알몸을 닦아주는 서경덕에게 진이는

빈섬스토리 - '소녀, 참된 만족을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욕망만 날뛸 뿐'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방이 따뜻하지 않아서...죄송하게 됐소이다. 일단 젖은 옷을 벗고 이불을 두르도록 하시오.”이미 속이 훤히 보이는 적삼을 진이는 어렵사리 벗으며 말을 꺼낸다. “저는 황진이라고 하는 기생으로...은자(隱者)의 높으신 학문의 향기를 맡고자 무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젖은 옷을 벽에 건 뒤 다시 젖은 치마를 벗으며 말한다. “세상의 성취라는 것이 대개 무상한 것이어서 소녀, 지금까지 살면서 참된 만족을 느껴보지 못하였습니다. 욕망은 날뛰지만 대체 제게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참으로 딱한 일입니다.”

KBS2 드라마 '황진이'의 하지원.

진이가 옷을 벗는 동안 화담은 책상 앞에 앉아 경전을 읽고 있다. 잠시 그녀를 쳐다보며 말한다. “허허. 사람으로 욕망의 구애를 받지 않는 자가 어디 있겠소? 다만 그것을 정밀하게 살피면서 어리석음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것이 공부가 아니겠습니까?” 진이는 속곳마저 벗으며 말을 잇는다. “사부님은 그런 어리석음을 초월하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몸이 으슬으슬하온데...잠깐 누워도 되겠습니까?”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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