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투어 나선 김무성에 쏠린 눈,정개계편 밑그림 그린다는 의혹 일어여권 제3지대론의 핵심은 반기문, 이재오 신당, 완충지대로서 역할 한계박원순·손학규, 야권 제3지대 구축하나안철수도 국민의당 울타리 벗어날 가능성PK·호남 연합론,호남출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당선으로 흔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운데)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왼쪽),이재오 전 의원(오른쪽)
"'무대'(무성대장)는 당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딴마음을 품은 것 같다."(여권 핵심 관계자)지난 1일 민생투어를 시작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선 김 전 대표이지만 그가 이끄는 비박(비박근혜)의 8ㆍ9 전당대회 완패로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여전히 주목받는 이유는 향후 정계개편의 열쇠를 쥔 덕분이다.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을 중심으로 정계개편을 둘러싼 '제3지대론'이 서서히 힘을 얻고 있다. 방점은 김 전 대표에게 찍혔다. ◆정계개편만이 살길?…김종인 "중간지대서 만날 수도"=전대를 전후해 김 전 대표를 만났던 비박 인사들은 그의 행보에 잇따라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속내를 알 순 없지만 뭔가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당대표 선출 2주년 기념식을 기점으로, 전대 직전까지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을 향해 거침없이 독설을 쏟아낸 김 전 대표도 다시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현재로선 정계개편만이 김 전 대표가 회생하는 길이다. 김 전 대표는 4ㆍ13총선 직후 "(분당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도로 친박당'이 되면서 딴살림을 차릴 명분은 분명해졌다. '따뜻한 보수'인 유승민 의원까지 합세해 추후 서서히 분화해 나간다면 정계개편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는 27일 전당대회 직후 물러나는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최근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여야가 친박ㆍ친문(친문재인)으로 계속 가면 중간지대에서 정계개편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
◆반기문, 여권 정계개편의 중심=하지만 제3지대론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은 미묘한 차이를 드러낸다. 여권의 시나리오는 올해 말 퇴임하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에게 집중됐다. 반 총장을 중심으로 여당의 제3세력이 뭉친 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권 인사끼리 일대 일 단일화를 이뤄 분열된 야권을 누르고 극적 승리를 거머쥔다는 내용이다. 반 총장이 친박의 지지를 받지만 반 총장 스스로 친박이 장악한 새누리당 입당을 꺼리는데다 다선 의원 등 비박 다수가 반 총장에게 큰 반감이 없다는 점이 이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 한 여당 중진의원은 "반 총장이 퇴임 직후 국내로 바로 들어오기보다 해외를 떠돌다 내년 4∼5월 이후 입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과 언론의 '주저앉히기' 검증을 피하려는 것이다. 일각에선 반 총장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조기 낙점될 경우에는 비주류가 추후 제3지대에서 세력을 키운 뒤 후보 단일화에 나설 것이라 설명한다. 이 경우 '중도신당'이나 '정치 결사체'가 일정 역할을 해야하지만 지금으로선 여의치 않다.비박은 이재오 전 의원이 주도하는 '늘푸른한국당'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중도성향 유권자들을 끌어들여 '제3당'의 지위를 굳힌 것도 장벽이다.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 연합뉴스
◆野, 다자 간 연대 모색…'지역 연합론'은 물밑으로=야권에서도 다자 간 대권구도를 전제로 물밑에서 활발하게 제3지대론이 논의되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1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을 만난 것이 신호탄이 될 것이라 전망한다. 더민주 소속이지만 비교적 색깔이 옅은 박 시장이 손 전 고문과 본격적으로 연대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와 대권 라이벌인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와의 재단일화에 관심이 없지만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나서기에도 부담이 크다. 당을 장악한 호남세력이 다른 대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결국 박 시장과 손 전 고문, 안 전 대표 등은 외곽에서 '빅 텐트'를 쳐 중도통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 연합뉴스
또 다른 정계개편 시나리오는 ‘PK(부산·경남)·호남 연합론’이다. TK(대구·경북)를 기반으로 한 친박이 반기문을 대권 후보로 미는 ‘TK·충청 연대’에 맞서 PK 기반의 비박과 호남을 거점으로 한 국민의당 등이 뭉치는 그림이다. 하지만 호남출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당선으로 그림이 어그러졌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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