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전환기' 맞은 더민주, '노선 복귀' 진통

[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지도부 전환기'에 놓인 더불어민주당에 노선·정체성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반대 당론을 놓고 점화된 내홍은 강령 개정에서 곪았다. 중도보수의 '김종인 체제'가 야성(野性)이 강한 차기 지도부로 이양되는 과정 속 불가피한 갈등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17일 비대위 회의에서 논란에 휩싸인 강령·정책 개정안을 논의한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뭐가 빠져서 대단히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하는데, 17일에 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더민주 전대준비위원회가 노동자 등의 문구를 삭제한 새 강령을 추진해 논란이 시작됐다. 현재 김상곤 이종걸 추미애(기호순) 후보 등 당권주자를 필두로 "정체성을 흔드는 행위"라며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추 후보는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당 정체성 흔드는 행위를 중단하고, 당 강령·정책 개정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수렴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김 후보는 16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노동자를 빼는 걸로 당 강령 개정안이 나와서, 이 첫 문장을 바꾼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 다퉈 강령 개정 반대에 나선 3명의 당권주자. 당 안팎에선 이들 모두 강한 선명성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더민주의 노선·정체성을 한바탕 뒤흔들었던 사드 논란에서 익히 보여진 바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현 지도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자 당권주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비판을 쏟아냈었다. 김 후보와 추 후보는 사드 반대 당론을 채택해야 한다고 했고, 이 후보는 국회 비준동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앞으로 이중 1명은 반드시 당 대표가 돼 더민주를 이끌게 된다. 특히 김 후보와 추 후보는 대표가 된다면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김종인 체제 후의 더민주가 다시금 '강경 노선'을 걸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다만 김 대표는 이와 관련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다른 특별한 얘기를 할 게 없으니 그런 걸 갖고 마치 선명성 경쟁하듯 이야기한다"면서 "우리 당 대표에 출마한 사람들이 얼마나 궁색한지를 알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더민주는 강령·정책 개정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당 대표나 당 지도부가 강령에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처럼 보는 시각은 사실과 다르다"며 논평을 냈다. 박광온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비대위 논의와 당무위원회 의결 과정이 남아 있다"면서 "최종적으로 전당대회에서 확정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준비된 내용을 두고 충분한 문제제기 및 의견까지 포함해서 다 반영될 수 있도록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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