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구본찬 '전종목 석권, 女선수 손잡고 기 받아서?'

구본찬[사진=김현민 기자]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8점. 5세트 19-26에서 구본찬(23·현대제철)이 마지막으로 쏜 이 점수가 한국 양궁의 역사를 새로 썼다. 활을 들고 환호한 구본찬은 박채순 남자 양궁대표팀 감독(51)과 얼싸안았다. 시상대에서는 눈을 감고 잠시 허공을 바라본 뒤 환하게 웃었다. 구본찬은 "꿈인지 아닌지 확인했는데 꿈이 아니더라"고 했다. 그는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프랑스의 장 샤를 발라동에게 세트점수 7-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이겨 정상에 올랐다. 우리 선수단 여섯 번째 금메달. 지난 7일 남자 단체전에서도 우승한 그는 여자 양궁의 장혜진(29·LH)에 이어 두 번째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양궁은 구본찬의 우승으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 걸린 금메달 네 개를 모두 획득하며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의 위업을 달성했다. 구본찬은 유쾌했다. "아름다운 밤이다. 너무 행복하다. 오늘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그가 내세운 우승의 비결은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다. 그는 "여자 선수들이 매 경기마다 손을 잡아주면서 격려를 했다. 기를 받았다. 이렇게 여자들과 손을 많이 잡은 적이 없었다. 언제 저렇게 유명한 선수들과 악수를 하겠나. 오늘은 손을 씻지 않겠다"고 했다.부담이 큰 경기였다. 전 종목 석권을 목표로 출전한 대표팀. 남자 양궁 개인전은 그 마지막 관문이었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 김우진(24·청주시청)이 32강에서 탈락하고, 막내 이승윤(21·현대제철)마저 8강에서 떨어졌다. 모든 기대가 구본찬을 향했다. 그는 책임감을 이겨냈다. "'너희가 세계 최고다. 판을 벌일테니 즐기라'는 감독의 격려가 힘이 됐다"고 했다. 위기도 있었다. 8강에서 호주의 테일러 워스, 4강에서 브래디 엘리슨(미국)과 대결해 모두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 끝에 이겼다. 그는 "원래 남자 대표팀 세 명 중 슛오프를 제일 못한다. 승률이 30~40% 밖에 안 된다. 계속 자신감을 불어 넣으면서 내가 잘하는 자세대로 쏘자고 다짐했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경기를 보고 많이 우실 것이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늘 효도하겠다"고 했다. <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608130832099709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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