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기자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미 공군이 핵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B-1B '랜서'(Lancer)를 이달 초 괌 기지에 전진 배치한다.
1일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미 공군은 오는 6일 미 사우스다코타주 엘스워스 공군기지에 있던 B-1B 몇 대를 약 300명의 운용 병력과 함께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할 예정이다. 이들 B-1B는 괌 기지에 있던 전략폭격기 B-52를 대체하게 된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괌에 배치되는 B-1B가 정확하게 몇 대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B-1 폭격기는 미국의 보잉사가 개발한 가변익 폭격기로 엔진 4개를 탑재해 초음속으로 비행하며 저고도 침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로 1986년부터 실전배치돼 임무를 수행해왔다. 길이 44.5m , 날개 너비 41.8m(접을 경우 24m), 높이 10m의 기체로 자체 중량 87.1t, 무기와 연료 등을 탑재한 최대이륙중량은 216.4t에 이른다.무서운 점은 무기 탑재량인데 무려 56.7t이다.
길이와 날개 너비, 작전반경은 60살 넘은 전략폭격기 보잉 B-52 스트라스포스(Strato Fortress· 48.5m와 56.m,7210km)보다 작지만 폭장량은 B-52(31.5t)보다 월등히 많으며 무엇보다 속도도 B-52(최대 1047km)를 크게 앞선다. 핵폭탄을 비롯해 GBU-31, GBU-38, GBU-54 유도폭탄 등 광범위한 파괴력을 갖춘 다양한 무기를 장착하고 투하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1998년 불변가격으로 2억8310만 달러(한화 약 3200억 원)의 고가폭격기다.
또 최고 비행고도가 18km나 돼 지대공 미사일로도 요격이 어렵다. 작전 반경은 5544km이지만 공중급유를 통해 지구촌 어디에서도 작전이 가능하다. A형 4대, B형 100대 등 104대가 생산됐으며 현재 미 공군에는 약 60대가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공군은 이 폭격기를 2030년대까지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이후에 개발된 공군의 B-52 스트래토포트리스는 보잉사에서 제작됐다. 1950년대 소련에 대한 핵 공격을 목적으로 개발해 미군에서 가장 오래 사용되고 있는 전략폭격기다. 1952년 초도비행을 한 이후에 거의 60년 가량 비행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된 대수만 해도 744대에 이른다. 1956년 비키니섬에 수소폭탄을 투하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베트남 전쟁에서 3백만톤의 폭탄을 투하였다. 이후 개량을 거듭하여 1970년 초 G ·H형도 나왔다. B-52기체는 효용성이 뛰어나 2045년까지 사용될 예정이다.
B-52는 최대 27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의 거리를 날아가 폭격한 후 돌아올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로 지금도 미 공군의 주력 폭격기로 활약하고 있다. 길이 48m, 너비 56.4m, 무게 221.35t에 최대 항속거리가 1만 6000㎞에 달한다. 최대 상승고도는 5만 5000ft로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며 2천파운드(약 907㎏) 재래식 폭탄 35발과 순항미사일 12발을 장착할 수 있다.
특히 B-52는 AGM-86 ALCM, AGM-69 SRAM, AGM-129 ACM 등 공대지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 2500㎞인 AGM-86 ALCM와 사거리 3000㎞인 AGM-129 ACM은 폭발력이 200킬로톤(kt)에 달한다. 사거리 200㎞인 AGM-69 SRAM의 폭발력은 170kt 수준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의 폭발력이 16kt임을 고려할 때 어마어마한 폭발력이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괌에 배치될) B-1B는 태평양사령부와 지역 동맹국들에전략적 수준의 전력 투사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태평양사령부는 잠재적인 적에 대한 확장억제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에 괌에 배치되는 B-1B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의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폭격 임무를 수행하고 올해 1월 미 본토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이 본토에 있던 B-1B를 괌에 전진 배치하는 것은 북한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공군은 2005년 11월 괌에 배치된 B-1B를 한반도 상공으로 전개했고 북한은 이를 '핵선제타격 연습'으로 간주하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