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터키 정부가 군부의 쿠데타를 빠르게 진압한 뒤 '피의 숙청'을 예고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외신들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15일 밤 발생한 '6시간 쿠데타'에 참여한 군인 등 2839명을 이날까지 체포했다. 이 가운데는 고위 장교만 52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데타의 주모자로 알려진 전직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 육군 2군 사령관 아뎀 후두티 장군, 3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장군, 데니즐리특공대 대장 외즈한 외즈바크르 소장 등이 포함됐다. 터키 정부는 또 알파르슬란 알탄 헌법재판관을 포함해 전국의 판사와 검사 약 2745명을 쿠데타 연루 염의로 해임, 체포했다. 베키르 보즈다 법무장관은 17일 국영 TRT방송에 "지금까지 군 인사 3000명과 판·검사 2750명을 체포했다"면서 "터키 역사상 최대규모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 도안 통신은 전체 수사는 앙카라 검찰이 이끌고 있다며 터키 콘야에 44명, 가지안테프에 92명의 판검사가 밤새 구속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들 법조인이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에 동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에게 총부리를 겨눈 쿠데타 세력을 엄히 다스리겠다고 밝힌 만큼 판사의 해임을 넘어서는 '숙청 피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터키 당국이 쿠데타 진압 후속 작업에 발 빠르게 나선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추방해 터키로 넘길 것을 미국에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터키는 그동안 미국이 요구한 테러리스트 추방 요구를 거절한 적이 없다"며 귈렌을 터키로 넘기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귈렌은 "민주주의는 군사행동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자신이 쿠데타 배후라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국제사회는 쿠데타에 가담한 세력에 대한 '피의 숙청' 가능성을 우려하며 터키 정부에 법치주의에 따라 대처하라고 주문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터키의 각 주체가 법치에 따라 행동을 하고 추가 폭력이나 불안정을 야기할 어떤 행동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터키 내 모든 당사자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역시 성명을 내고 터키에 군부 쿠데타로 발생한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고 민주주의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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