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논란 성주는 지금①]사드 배치 결정 후 첫 주말, 반대 여론만 더 커져

제대로 된 환경평가·군민 설득 없이 진행…'朴 대통령에 배신감 커'

▲17일 성주군 성주군청에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아시아경제(성주)=문제원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DD) 배치 지역으로 경상북도 성주군이 결정되면서 주민과 정부 간 갈등의 골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곳을 다녀갔지만 오히려 반대여론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곳곳에 걸린 붉은색 반대 현수막이 이를 대변하고 있었다.17일 오전 성주는 동네 눈에 띄는 곳마다 '사드 배치를 즉각 철회하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전날까지 내린 비가 그치고 뜨거운 햇빛이 그대로 내리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주군청 앞에는 1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이날 오후 8시에 있을 집회를 준비 중이었다.성주군민들은 아무런 논의 없이 성주로 사드 배치를 결정한데에 대한 불만이 컸다. 성주군청에서 4일 째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는 배정하(40·여)씨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나왔다"며 "제대로 된 환경평가나 군민에 대한 설득 없이 이미 판 다 짜놓고 이렇게 통보만 하면 어떡하나"고 말했다.배씨는 "이곳 어르신들은 대선 후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누구보다 기뻐했지만 지금은 큰 배신감을 느끼고 계신다"면서도 "그것과는 별개로 참외로 생업을 꾸리는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배치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일 성주군 성주군청 주변 도로에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성주군청 앞에서 만난 한 남성은 "전날 성주군민들이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분열됐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성주 사람들이 사드를 반대하는 것은 사전에 논의 없이 막무가내로 결정했기 때문이지 일부 외부세력이 들어와 군민 의견이 갈라진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황 총리가 성주를 찾아 주민들과 충돌이 있었던 것에 대해 분노를 표하는 시민도 있었다. 한모(45)씨는 "당일 경찰들이 주민들의 목을 조르고 얼굴에 소화기를 뿌리기도 했다"며 "중·고등학생들도 많았는데 강압적인 조치에 다친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이광호(44)씨는 "사드 때문에 이곳은 난리가 났다"며 "이곳에서도 바로 눈에 보이는 산에 사드가 배치된다고 하니까 땅값도 하락하고 산업단지 입주할 업체도 계약 파기하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성주=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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