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전반 공격, 후반 수비."'선전 챔프' 이수민(23ㆍCJ오쇼핑)의 전략이 먹혀들었다. 그것도 올 시즌 세번째 메이저 145번째 디오픈(총상금 930만 달러)에서다. 15일 새벽(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 로열트룬골프장(파71ㆍ7190야드)에서 끝난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당당하게 공동 12위에 올랐다. 현지에서는 2013년 우승자 필 미켈슨(미국)이 무려 8언더파의 코스레코드를 작성해 분위기가 후끈 달아 오른 상황이다.이수민이 바로 지난 4월 중국 선전 젠존골프장에서 열린 선전인터내셔널을 제패해 당당하게 유러피언(EPGA)투어 챔프에 등극한 선수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3년 군산CC오픈에서 아마추어우승을 일궈낸데 이어 프로로 전향한 지난해 6월 또 다시 우승컵을 품에 안아 '아마추어와 프로 동시 우승'이라는 진기록까지 수립한 한국의 차세대 기대주다. 이날은 4번홀(파5) 버디로 포문을 연 뒤 6~8번홀의 이른바 '사이클 버디'로 상승세를 탔다. 무엇보다 대다수 선수들이 맞바람 속에서 스코어를 까먹은 후반 9개 홀을 1오버파로 틀어막았다는 게 고무적이다. 15번홀(파4)에서는 파 퍼팅이 홀을 한 바퀴 돌아 들어가는 행운이 따라줬다. 16번홀(파3) 보기 이후 17번홀(파3)에서 3m 버디 퍼팅을 놓친 게 그래서 더욱 아쉬웠다.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그린 밖에서 퍼터로 공을 홀에 붙여 가볍게 잡아내 2라운드를 기약했다. 평균 295야드의 장타를 때리면서도 페어웨이안착률 86%의 정교함을 곁들였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로열트룬 특유의 딱딱한 그린 때문에 그린적중률은 59%로 떨어졌지만 절묘한 쇼트게임에 25개의 '짠물퍼팅'을 가미한 철벽 수비력이 돋보였다.
필 미켈슨이 디오픈 1라운드를 마친 뒤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에어셔(스코틀랜드)=Getty images/멀티비츠
미켈슨의 8언더파 63타는 코스레코드이자 역대 메이저 최소타 타이기록이다. 2, 4, 6, 8, 10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솎아내는 등 무서운 속도로 버디를 쓸어 담았고, 14번홀(파3)에 이어 16~17번홀에서 연속버디를 보탰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퍼트가 홀을 스쳐 갤러리의 안타까운 탄성을 자아냈다. 스코틀랜드 특유의 강풍이 잠잠한 사이 89%의 그린적중률을 나타낸 '송곳 아이언 샷'이 불을 뿜었다. 선두권은 패트릭 리드(미국)와 마틴 카이머(독일)가 공동 2위(5언더파 66타)에서 추격을 서두르고 있다. '빅 4의 전쟁'은 상대적으로 시들하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공동 22위(2언더파 69타)로 다소 우세한 반면 조던 스피스와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은 이븐파로 제자리걸음을 걸어 공동 51위에 그쳤다. 제이슨 데이(호주)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2오버파의 난조로 공동 94위로 밀렸다. 한국은 안병훈(25ㆍCJ그룹)과 김경태(30ㆍ신한금융그룹)가 공동 35위(1언더파 70타)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상희(24)는 초반 4개 홀에서 버디 3개를 쓸어 담아 신바람을 내다가 후반 보기 3개와 16번홀(파5) 더블보기로 스코어를 고스란히 까먹어 공동 94위에서 입맛을 다셨다. 왕정훈(21)과 노승열(25ㆍ나이키골프)은 공동 122위(4오버파 75타)에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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