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여담] 걱정 말아요 그대

 '아픈 시간' 앞에서 힘겨워하는 이들이 있다. 좌절이 계속되면 자존감도 흔들린다. 점점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쉽게 얘기한다. 너무 나약한 게 아니냐고, 그렇게 약한 마음으로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겠냐고 충고한다. 타당한 말이지만, 공허한 메아리다. 사람의 감정은 복잡하고 미묘하다. 누구에게는 별 게 아닌 일도 어떤 이에게는 삶의 포기를 고민할 문제일 수 있다. 걱정을 소화하는 '분해 속도'는 서로 다르다. 시련을 견뎌낼 '맷집'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자존감이 흔들린 이들은 하루하루 위태로운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도움의 손길을 구하기도 어렵다. 치열한 경쟁 사회, 자신도 돌보기 어려운 현실에서 주변을 돌아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외딴 별에 홀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주변에 있어도 외면하는 까닭이다. 그러한 현실은 삶의 토양을 점점 황폐화한다. 파편화된 사회는 서로의 고립을 유도한다. 각자 '소외의 길'을 걸어간다. 소외의 길은 마음의 상처를 헤집어 놓는 '날카로운 가시'와도 같다. 상처를 회복할 겨를도 없이 또 다른 상처를 경험하게 된다.  서로를 향한 무관심은 해답이 될 수 없다. 어제의 '그'는 내일의 '나'일 수도 있다. 발상의 전환에서 답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누군가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는 치료제다. 따뜻한 말 한마디, 애정 어린 눈빛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물론 자신도 위로받기 때문이다. 좌절을 경험하며 자존감이 무너진 이들이 주변에 있는가. 그의 곁에 다가선 적은 있는가. '마음의 벽'을 허무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가만히 앉아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의 온기를 상대에게 전할 수 있다. 손을 뻗어 지나가는 바람을 느껴보자. 그 바람은 나를 타고 곁에 있는 그에게 전달된다. 이어폰을 서로 나눠 귓가에 스며드는 동일한 울림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어떤 노래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추천하고 싶은 노래가 하나 있다. 마음을 따뜻하게 적시는 봄볕과 같은 음악, '걱정 말아요 그대'도 그런 노래 중 하나다. 누구에게는 TV 토크 프로그램 제목으로, 어떤 이에게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배경 음악으로 기억될 제목이다. 가수 이적이 잔잔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열창했던 '걱정 말아요 그대'는 원래 전인권 4집 앨범에 담긴 노래다. 2004년 앨범에 담겼으니 노래가 세상에 공개된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마음을 촉촉하게 적시는 가사는 그 노래의 깊이를 더한다. 이런 얘기를 듣고 나니 '걱정 말아요 그대'라는 노래를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마음에 온기가 스며들지 모른다. 류정민 사회부 차장 jm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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