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수다] 식중독 걱정 뚝! 애정 도시락

지난 주말, 초등학생인 딸아이는 친구들과 운동을 한다며 점심 도시락을 부탁했다. 평일에는 학교에서 급식을 하니 도시락을 준비할 일이 없고 체험학습을 간다 해도 그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게 되니 부탁만 하면 5단 도시락쯤은 화려하게 싸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엄마에게 도시락을 쌀 기회를 지금까지 주지 않았다. 오랜만에 도시락을 부탁받으니 의욕이 앞섰다. ‘김밥을 싸야하나? 초밥을 싸야 하나? 아님 샌드위치를 만들어야 하나….’ 과일에 음료수는 어떤 것으로 준비해야 구색이 잘 맞을까? 도시락 구성에 즐거운 마음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을 하고 있는데 내 마음에 상처를 내는 딸아이의 한마디, “엄마! 너무 과하지 않게 밥에 김치, 마요참치 싸주세요.” 요즘 아이들에게 도시락은 특별식도 아니고 추억이 있는 음식도 아니다. 급식이 없었던 나의 학창시절 도시락에는 여러 가지 추억이 있다. 엄마의 특별식을 맛볼 수 있었던 소풍날은 친구들과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는 일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옛날도시락. 옛날 학창시절의 도시락은 계란말이와 장조림이 최고의 반찬이었다.<br />

그러나 이제 도시락은 집에서 만드는 것보다 도시락 전문점이나 편의점 도시락에 더 익숙하다. 특히 편의점 도시락은 편의점마다 특색을 내세운다. 한식뿐 아니라 중식, 일식, 양식을 아우르는 신메뉴를 내놓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한국인이 좋아하는 찌개나 국을 곁들인 메뉴까지 선보이고 있으니 1인 가구나 직장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가정에서도 1인분의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재료를 구입하고 준비하는 일이 번거롭고 힘드니, 간편하게 전문점이나 편의점 도시락을 이용하게 된다. 딸아이에게 도시락으로 마음을 전해 주고 싶어 여러 가지를 고민한 것처럼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에는 직접 만든 도시락만한 것이 없다.

초밥도시락, 여름 도시락은 쉽게 상하지 않도록 촛물을 넣은 초밥류로 싸는 것이 좋다.<br />

여름에 도시락을 쌀 때에는 밥은 일반 밥보다는 촛물을 넣은 초밥류가 좋다. 김초밥이나 초밥에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서 만든 섞음 초밥도 추천하고 싶다. 일반 김밥을 쌀 때에는 시금치는 상하기 쉬우니 오이로 대체하면 좋다. 오이를 비롯한 채소들은 기름에 볶기보다는 살짝 데치거나 간장에 조리거나 소금물에 절여서 김밥에 넣어야 쉬이 상하지 않는다. 또 익힌 재료는 완전히 식힌 후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밥에 반찬을 곁들이는 도시락은 데치거나 볶은 나물류보다는 초고추장 등에 무친 생채류가 정답이다. 또 육류나 해산물은 조림이나 양념구이 등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정성이 가득 담긴 10단 도시락이라도 여름철 식중독에 노출된다면 위험하다. 더 하지 말고 뺄 것! 간소하게 준비하는 것이 식중독 걱정 없는 애정이 듬뿍 담긴 도시락을 만드는 방법이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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