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쟁 아닌 협력 통한 '윈윈' 전략對중국투자ㆍ창업 등 새 진출방안 마련비관세장벽에 대응하는 수단으로도위기의 對中수출 현장 (中)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2014년 수출액 기준 한국의 10대 주력산업 품목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조선,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 정유, 핸드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이다. 10대 품목이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61.5%에서 2014년 73.6%로 12.1%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대해 경제부처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품목이 중국의 거센 도전에 이미 주저앉았거나 앞으로 추월당할 가능성이 큰 품목"이라며 "나라가 먹고살 길이 막막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중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다른나라로의 수출길도 중국 때문에 막힐까 염려되는 상황, 한마디로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위기 타개책으로 정부는 대(對)중국 경제 전략에 있어 경쟁보다 협력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산업 경쟁에만 매몰되지 않고 수출과 투자, 창업까지 연계한 새로운 중국 진출 방안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대중 투자 활성화 간담회를 열어 "앞으로 중국과 윈윈(win-win)하기 위한 중ㆍ장기 전략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합작 투자 등 현지 거점화를 통한 수출 활로 모색은 최근 대중 사업 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비관세 장벽의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현재로선 중국과의 협력 또한 갈 길이 멀다. 이민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상하이무역관장은 "한국 기업들의 승자 독식주의, 그 구성원들의 단기 성과주의가 워낙 뿌리깊어 중국에서 현지 기업들과 투자 협력을 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간혹 중국 기업들이 합작 제의를 해 와도 경영권 사수, 눈앞의 실적 등에 눈멀어 중ㆍ장기 먹거리를 걷어차는 한국 상공인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아무리 다리를 놔줘도 기업들이 건너갈 마음이 없다면 정책 실효성은 떨어진다.중국 현지의 한 경제인은 "중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 외국 기업들에는 다른 업체와 합작해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고 익숙한 개념"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남을 이겨야만 내가 산다'는 식의 편협한 사고를 벗어던져야 중국시장에서 커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의 경우 지난해 8월 중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쑤닝(蘇寧)의 주식 19.99%를 46억3000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는 쑤닝의 2대 주주가 됐다. 쑤닝도 140억위안을 출자해 알리바바의 신규 발행 주식(전체 주식의 1.1% 수준)을 매입했다. 내수와 글로벌시장에서 더 강해지기 위해 경쟁사 주식 매입도 마다하지 않는 중국 기업들의 현실 감각과 유연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난징ㆍ상하이(중국)=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