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5일 어린이날부터 8일 어버이날까지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호황을 누렸다. 나흘간의 연휴에 시외로 나들이를 떠난 이들이 많았지만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에 발맞춰 유통업계가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나서자 이에 화답하듯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특히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과 골든위크(4월29일~5월8일) 기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까지 가세해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명동 일대는 사람들로 넘쳐났다.5일 오후 나들이 고객들로 고속도로 정체가 계속되고 있다는 뉴스가 계속해서 보도됐다. 시외로 나들이를 떠난 탓인지 서울 시내 교통상황은 평상시보다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소공동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일대만은 달랐다. 롯데호텔 인근에 접어들자 쇼핑을 즐기기 위해 몰려든 차량들로 정체가 시작됐고 롯데백화점 주차요원들은 정체된 차량 사이를 오가며 교통정리를 위해 애썼다.신세계백화점 역시 임시주차장을 알리는 팻말을 든 주차요원이 사거리에서 차량을 유도하고 있었다.
이날은 어린이날 특성 때문인지 여성복과 남성복 코너보다 리빙과 유아복, 장남감 매장 등이 특히 붐볐다. 특히 장난감 매장은 수많은 아이들로 넘쳐났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위한 부모들과 아이들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백화점을 찾은 김모(41)씨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님, 아이들과 함께 나왔다"며 "4일 연휴기간이라 여행을 떠난 이들이 많아 비교적 한산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많은 고객에 놀랐다"고 말했다.발길을 옮긴 롯데백화점 본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넘쳐나는 사람들로 백화점은 붐볐으며 아이들과 함께 나온 이들이 많았다. 신세계백화점과 다른 점은 9~11층에 위치한 면세점 탓에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많다는 특징을 보였다. 단체 관광을 나온 이들로 백화점 외부에서부터 모여있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보였으며 면세점에는 사람에 떠밀려 다닐 만큼 많은 이들로 쇼핑을 하고 있었다.특히 시계, 가방, 화장품 등 수많은 매장들은 발 딛을 틈 없이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들로 넘쳐났고 점원들은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응대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9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중국 노동절이 시작된 4월30일부터 국내 황금연휴 기간이 끝난 이달 8일까지 국내 대형 백화점의 중국인 관광객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53.6%, 현대백화점 62.4%, 신세계백화점 38.9%, 갤러리아백화점 30% 수준이다. 이번 연휴 기간동안 요우커들은 주로 패션·뷰티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의 명품보다는 캐릭터 제품이나 편집숍의 독특한 물건을 찾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이모(28)씨는 "몰려드는 손님들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며 "예전에는 중국인 고객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는데 최근에는 일본 지진 때문인지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지난 6일 오후 찾은 이마트도 각종 할인 행사에 손님들로 넘쳐났다. 이마트는 황금연휴를 맞아 소비 진작을 위해 600개 품목, 200억원 상당 물량을 투입해 가족 먹거리, 효도상품, 나들이용품을 중심으로 10∼40%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특히 특가에 판매한 러시아산 활대게는 행사 첫날 물량이 모두 소진됐고 국산 삼겹살과 목심을 30% 할인해 각각 980원에 판매한 정육매장은 연휴기간 가족들이 함께 먹기 위해 장을 보러 온 주부들로 넘쳐났다.
국민적 공분을 사며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옥시 등을 판매하고 있는 세제 매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경쟁사 브랜드들은 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옥시 제품들은 구석으로 밀려나 있었고 할인행사나 판매 사원도 자리하지 않았다.하지만 불매운동과 상관없이 매장 구석까지 찾아와 옥시 제품을 구매하는 주부들의 모습을 간간히 볼 수 있어 불매 운동이 실제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A브랜드 세제 판촉사원은 "불매 운동 후 옥시의 판매량이 줄고 다소 판매량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손님이 올 때마다 할인 행사를 강조하며 제품 구매를 적극 권유하고 있지만 옥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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