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과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은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추진을 의결하고 25일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우리 경제를 표현하는 말 가운데 '저성장'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미 2%대 성장이 고착화 되고 있고, 머지 않아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운 시절이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수십년간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었던 조선업의 몰락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미래 어떤 산업으로 먹고살 것인가. 정부는 지난 28일 '신산업 육성전략'을 내놓았다. 지난 26일 발표한 구조조정 방향의 후속편인 셈이다. 한계에 부딪힌 산업과 부실한 기업을 정리하는 한편 새로운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다른 편에서 보면, 그동안 미뤄왔던 산업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정부가 산업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기술개발과 신제품 공급을 통해 수요 확대→매출 증가→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특히, 투자 확대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끈다.◆1분기 설비투자 -5.9%= 한국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서도 투자부진이 이어지고, 이렇다 할 회복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분기 실질성장률은 0.4%에 그쳤다. 특히, 미래성장의 발판이 되는 설비투자는 5.9% 감소했다.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설비투자가 줄어들면 해당 분야의 생산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식재산생산물 투자 증가율은 2011년 6.9%에서 지난해에는 1.5%까지 위축됐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아온 서비스업도 수년째 정체 상태다.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은 2010년 이후 60% 수준에 머물러 있고,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만8600달러에 크게 미달하는 4만7000달러 수준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한국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적응도가 말레이시아, 체코, 대만 등에도 뒤진 25위에 불과하다.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고 있어 당분간 경제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해운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대로 조선사에 칼을 댈 예정이다. 특히 주요 조선사들이 대규모 감원 등 자체 구조조정에 들어가 고용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조정이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다시 투자와 고용을 늘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정부는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고 막대한 자금을 사내유보로 갖고 있는 것에 대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기업이 투자에 소극적인 것과 관련해 "투자 리스크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하지만 기술 개발 등에 대한 지원, 혜택 등 정부가 시그널(신호)을 보내면 대기업이 충분히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신산업 육성책으로 각종 세제혜택과 함께 강력한 규제 철폐 작업을 지속하기로 한 것도 기업에 확실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 지수 변화
◆세계 주요국 너도나도 "경쟁력 강화"=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산업경쟁력 강화에 돌입했다. 미국은 지난해 공공·민간 부문의 혁신을 촉진하는 '국가혁신전략'을 마련해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과학기술 인재육성, 세제지원 강화 등에 나섰다. 2012년 국내총생산(GDP)의 2.79%였던 R&D 비중을 3%까지 늘리고 과학기술 인재로 교사 10만명, 학위자 100만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에너지 효율 향상, 우주기술 혁신, 첨단 자동차 등 11개를 국가적 혁신 과제로 선전해 집중 투자하고 있다.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내놓고 R&D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공공 R&D를 대폭 확대하고 R&D 비용 150% 소득공제 등 적극적인 세제지원을 펼치고 있다. 제조업, 정보기술(IT) 융복합, 품질관리 혁신 등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한편 차세대 IT, 신소재, 바이오 등 10대 미래 신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일본은 2013년 GDP의 3.48%였던 R&D 투자 비중을 4%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R&D 비용 8∼10% 세액공제 등 민간기업에 대한 혜택도 확대했다. 일본은 2013년부터 일본재흥전략, 산업 경쟁력 실행계획, 기업실증특례제도, 그레이존 해소, 외국인투자 유치 등 규제완화와 신산업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유럽도 '유럽 2020 전략'을 2020년까지 R&D에 800억유로를 투자하고 바이오, 나노기술, 첨단소재 등 신산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독일은 '인더스트리(Industry) 4.0'을 마련해 다양한 R&D 세제지원으로 민간투자를 촉진하고 있다.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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