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르네상스][르포]명품거리 '특명, '워크인' 관광객을 잡아라'

단체보다 개별 관광객 비중↑…쇼핑·관광 키워드 여유·자유 부티크 중심서 벗어나 카페·갤러리 등 체험 공간 마련

17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 샤넬부터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 등의 리뉴얼 공사가 한창이다.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 친구들과 함께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 우이신(20대·여성) 씨는 청담동 명품거리를 관광하기 위해 분당선을 타고 압구정 로데오역에서 내렸다. 그는 MCM, 루이비통, 버버리 등을 돌며 명품 쇼핑을 마치고 최근 오픈한 크리스챤 디올의 플래그십 스토어 ‘하우스 오브 디올’ 5층 카페 피에르 에르메를 찾았다. 아이스크림, 밀푀유 등을 주문하고 200여점의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꾸며진 플래그십 스토어를 배경으로 친구들과 함께 셀카를 찍었다. 쌍꺼풀 수술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는데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17일 오후 4시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크리스챤 디올 플래그십 스토어 '하우스 오브 디올' 5층 카페 피에르 에르메 내부 테이블은 만석이었고, 테라스석도 절반가량이 찼다.

17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하우스 오브 디올은 국내 쇼핑 고객은 물론 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특히 피에르 에르메의 13개 가량의 내부 테이블은 만석이었다. 강풍이 부는 날씨에도 테라스 석 역시 절반이 찼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청담동 명품거리에 발걸음하고 있다. 최근 개별 관광객들 사이에서 방문해야 할 관광지 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들은 내국인처럼 쇼핑하다 까페에 앉아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떠는 등 보다 여유롭고 자유롭게 쇼핑·관광을 즐기는 모습이다. 명품업체들 사이에서 이들은 워크인(walk-in·예약없이 불쑥 찾는) 고객으로 불린다. 디올 관계자는 “청담동 명품거리에 관광버스가 세워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특히 디올 매장 앞에는 한 번도 서 있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이 워크인 고객들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개별 관광객 비중이 높아지자 명품업체들도 진화했다. 제품만 전시하던 부띠끄 중심에서 벗어나 매장 내에 카페, 갤러리, 스파 등 문화·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한 건물에는 피부관리실, 성형외과, 헤어&메이크업숍 등도 위치해 있어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왼쪽부터)1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 칼빈클라인 매장 주변에는 성형외과, 피부과, 피부 클리닉 등이 함께 위치해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 오메가, 크리스챤 디올의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 디자인에는 브랜드 각각의 정체성이 담겼다.

명품업체 외관도 파격적으로 변화했다. 하우스 오브 디올 매장 외부는 흰색 웨딩드레스 끝자락으로 브랜드를 표현했으며, 내부는 200여개의 아티스트 작품들로 공간이 꾸며졌다. 외부 디자인은 프랑스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이, 내부는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맡았다. 개성 넘치는 외관도 또 다른 경쟁 요소인 터라 명품업체들은 내로라하는 건축가에 디자인을 맡기는 등 신경쓰는 모습이다. 버버리는 시그니처 아이템인 체크무늬를 건물 전면에 넣었고, MCM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황금빛으로 건물 외관을 디자인했다. MCM 외관은 글로벌 건축가 그룹 네리&후가 디자인했는데, 이들의 예술 작품들은 매장 곳곳에도 놓였다. 리뉴얼 중인 5층도 예술작품 전시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간에 쫓기듯 서둘러야하는 단체 관광은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2~3번째 방한하는 중국·일본인 관광객들은 대개 개별 여행객 신분으로 다시 한국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 중에서도 청담동은 떠오르는 필수코스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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