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장관 'IMF, 환율조작에 강경한 입장 취해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환율 조작에 대해 좀더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이 주장했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루 장관은 이날 미국 정책연구기관인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IMF의 변화와 역할 확대를 요구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루 장관의 이날 CFR 연설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현 등 새로운 국제금융 환경에서 미국이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한 것인가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 루 장관은 AIIB와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IMF의 역할 확대를 주장하며 중국을 견제하는듯한 태도를 취했다. 특히 루 장관은 환율 변동, 글로벌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IMF가 더 많은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수요 창출을 위한 노력을 실천하지 않는 국가들에도 좀더 강경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 장관은 이날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환율 문제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기고문에서 루 장관은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는 세계 경제의 더 강한 성장을 향한 길이 아닌, 줄어드는 파이(경제성장에 따른 부)를 놓고 벌이는 근린 궁핍화(beggar-thy-neighbor) 식의 싸움"이라고 비판했다.루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오는 15일께 미국 재무부가 공개할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에 대해 미국이 어느 때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씩 주요 교역국의 환율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는데 올해의 경우 지난 2월 '베닛-해치-카퍼법(BHC법)'이 발효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BHC법은 환율개입국에 대해 미국 정부 차원에서 직접적인 제재가 가능토록 한 법적 근거를 담은 법으로 일명 환율정책의 '슈퍼 301조'로 불리고 있다. 루 장관은 AIIB가 성공해 IMF나 세계은행(WB) 등 다른 기존의 국제기구와 힘을 합치면 세계 경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IIB가 IMF나 WB 등이 이미 마련한 국제기준 요구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 장관은 지난해 말 IMF 개혁안을 통과시킨 것은 동맹국들의 우려를 씻어준 것이라며 이제 IMF는 좀더 현대화해야 한다며 환율 등과 같은 핵심 문제들에 좀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IMF 개혁안을 미국이 승인하면서 중국 등 신흥국의 IMF 지분율이 크게 높아졌다. 루 장관의 발언은 중국의 IMF 개혁 요구를 들어줬으니 이제 중국도 미국이 마련한 기준에 부합하려는 노력을 보여달라는 요구인 셈이다. 루 장관은 외환보유고 등 회원국들의 경제 자료에 대한 투명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부터 외환보유고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한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강화된 환경이나 노동 관련 규제 요건을 포함시킨 일을 언급하며 새로운 무역 협정에 혁신적인 특징들이 포함되도록 미국이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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