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밥] 엄마에게 우리 집밥 배우기

일 때문에, 약속 때문에 매일 늦다가 집에 일찍 들어온 것이 얼마 만인지 냉장고가 텅텅 비어있다. 혼자 살다 보면 집에서 밥을 해 먹기보다는 외식을 주로 하다 보니 온갖 조미료에 혀가 길들여지기 마련이다. 요즘 사람들은 더 강한 맛, 자극적인 맛을 찾기에 바쁘다. 단계별로 나누어진 매운맛부터 어마어마한 설탕량에 크림 범벅인 디저트까지.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방법의 하나라고 말하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려다 몸속 스트레스는 점점 쌓여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집밥’이라는 말이 생겨나고 TV 프로그램에서도 ‘집밥~집밥’ 하고 떠들지만 유명한 외식 전문가의 집밥 강의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느낌이 든다. 집밥은 집에서 배워야 하지 않을까? 집집마다 30년 이상 경력의 요리연구가가 있는데도 사람들은 엄마의 기술은 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엄마에게 밑반찬 만드는 법을 물어보면 항상 돌아오는 대답은 ‘적당히~’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료의 제철부터, 손질법, 보관법, 조리법까지 엄마들의 레시피는 꽤 과학적이다. 단지 재료의 양이 정량화되어있지 않을 뿐이지 엄마의 요리 지식을 글로 풀어내면 요리책 수십 권의 전집을 내야 할지도 모른다.

일찍 들어온 김에 텅텅 빈 냉장고를 채우러 마트에 가면서 어김없이 엄마께 전화를 건다. 엄마의 오늘 저녁 메뉴는 두부김치찌개라니 옛날 생각이 난다. 두부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끓이는 날이면 아빠가 퇴근하시기 전 항상 엄마가 날 불러 두부 심부름을 시키시곤 했다. 투명한 비닐봉지에 담긴 두부 한 모 들고 가다 보면 집 앞에서 항상 아빠와 마주쳤는데, 이렇게 엄마의 타이밍은 언제나 정확했다. 나도 오늘은 두부 한 모, 목살 조금 사서 두부 김치찌개를 끓여봐야겠다. 우리 엄마의 맛있는 김치로, 우리 ‘집밥’ 스타일로!

두부 김치찌개

두부 김치찌개

주재료(2인분)

두부(찌개용) 1/2모, 돼지고기(목살) 200g, 배추김치 200g, 양파 1/4개, 풋고추?홍고추 1/2개씩, 대파 1/2대, 다진 마늘 1, 다시마 우린 물 4컵, 신 김치 국물 1/4컵, 소금, 후춧가루, 식용유 약간

돼지고기 양념 재료

다진 마늘 1, 굵은 고춧가루 0.5,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 요리 시간 35분

1. 두부와 배추김치는 한 입 크기로 썰고 양파는 굵직하게 채 썰고 풋고추와 홍고추, 대파는 어슷하게 썬다.

2. 돼지고기는 도톰하게 썰어 분량의 양념 재료에 버무린다.

3.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돼지고기와 배추김치를 볶다가 다시마 우린 물과 신 김치 국물, 배추김치를 넣고 푹 끓인다.

4. 김치가 부드럽게 익으면 양파와 두부를 넣고 끓이다가 풋고추, 홍고추, 대파, 다진 마늘을 넣어 살짝 끓이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글=푸드디렉터 오현경, 사진=네츄르먼트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