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건설사 한국공습]'국내=텃밭, 인식버려야'..자금조달역량↑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세계 최대 건설회사인 중국건축고분 유한공사(CSCEC)가 국내에서 7000억원 상당의 시공계약을 따내자 국내 건설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흔치 않은 계약조건을 수용한 만큼 향후 국내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는 한편 국내외 수주환경에서 중요해진 자금조달과 관련한 역량을 키우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공사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프로젝트임에도 중국건축이 수주하겠다고 나선 건 수행에 자신이 있고 향후 국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국내 건설시장은 1990년대 중반 개방됐다. 1994년 민간건설시장 일반건설분야를 시작으로 문호가 열려 1997년 들어서는 공공건설시장까지 외국 건설사가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당시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등 시장개방에 대한 목소리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인 까닭에 국내 건설사가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준비가 부족하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못했다.그로부터 20년 넘게 흘렀으나 국내 건설시장에서 외국계 건설사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개방 초기 미국 벡텔 등 세계적인 건설회사가 건설업 면허를 발급받는 등 구체적인 징후를 보였으나 실제 건축ㆍ토목분야에서는 이뤄진 수주는 없다. 하도급 등 복잡한 네트워크로 이뤄진 국내 건설시장에서 외국 기업이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데다, 입찰을 비롯해 계약ㆍ도급 등 일련의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이러한 배경 탓에 국내 건설시장은 '무늬만 개방'일뿐 실제는 국내 업체끼리 경쟁에 불과했던 셈이다. 이번 중국건축공사의 수주 소식에 국내 건설업계가 관심을 갖는 것도 그래서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뤼디그룹의) 까다로운 계약조건때문에 국내 건설업체는 도저히 공사를 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계속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할 수는 없겠지만 제대로 운영하면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과거 국내 시장이 개방되면서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저마다 사업을 조정해 경쟁력을 키웠듯, 최근까지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여기는 설계ㆍ엔지니어링 등의 기술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손 연구위원은 "초고층 건물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이미 중국 내 대형건설사와 국내 건설사간 기술차이는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건설사 자체적으로 자금조달 역량을 키우는 한편 이번 수주계약에 대해서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훈상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국내 최대 건설사라고 해도 세계 시장에서 보면 20위권에 불과할 정도"라며 "제3국이나 신흥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중국 건설업체와 협력하거나 진출하지 않은 곳을 살펴보는 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김 수석연구원은 이어 "국내외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자금조달이 중요해진 만큼 건설사 스스로 재무적투자자를 끌어모은다거나 위험도를 분산하면서 파이낸싱 규모를 키우는 등 다각도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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