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경매AtoZ②
▲폴 고갱 '언제 결혼 하니?'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폴 고갱은 죽기 직전까지 가난했다. 영국 증권거래소 직원으로 결혼까지 하며 순탄한 삶을 살아온 그는 어느 날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고난의 길을 걷게 된다. 남태평양 타히티의 한 섬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폴 고갱. 지금 자신의 작품 가격이 얼마에 거래되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무덤에서 뛰쳐나오고 싶을 것이다. 폴 고갱이 말년 자기 작품 8개를 팔았을 때 받은 돈은 고작 1000프랑이었다. 지난해 폴 고갱 작품 중 하나인 '언제 결혼 하니?'는 3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3000억원이 넘는 금액에 경매로 거래됐다. 죽고 나서야 그의 작품이 이처럼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까닭은 무엇일까.미술 작품이 예술의 경지를 넘어 재테크 수단으로까지 각광 받는 것은 투자 가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돈이 된다는 의미다. 미술 작품은 일반적인 수요와 공급 곡선의 흐름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값어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시장에 나온 상품은 수요와 공급 곡선의 흐름을 따른다.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높아지는 이치다. 그러나 미술 작품의 경우 공급 탄력성이 0(제로)다. 공급 탄력성이 제로라는 의미는 하나 이상의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미술 작품을 만들어낸다면 그것은 위작이다.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제로일 경우 공급 곡선은 수직의 형태(비탄력적 공급 곡선)를 보인다. 이런 경우 통상적으로 오른쪽으로 높아지는(우상향)하는 공급 곡선에 비해 수요가 조금만 변해도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구입을 원하는 사람이 한, 두 사람만 늘어나도 가격은 엄청나게 올라갈 수 있다.
소득 탄력성 역시 미술 작품의 가치 평가를 이해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소득 탄력성은 소득 변화에 따른 수요의 변화 정도를 측정하는 척도다. 소득이 높아지면 해당 물건에 대한 수요가 얼마만큼 증가하는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생필품의 경우엔 소득이 늘어났다고 해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지 않는다. 반면 사치품, 고가의 미술 작품은 소득이 증가하면 수요가 크게 증가한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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