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판도를 움켜쥔 8명의 플레이어…'총선 향해 뛰는 발, 대선 향해 꽂힌 눈'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4월13일 총선거가 여야 주요인사들의 새로운 정치 판도 구축의 장이 되고 있다.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지역발전정책에 착근(着根)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지만 올해 총선 키 플레이어(Key player) 역할을 맡은 거물 정치인 8명은 총선 이후 대선까지의 정치지형을 염두에 두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4ㆍ29 재보궐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뒤 차기 대권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김무성 대표는 최근 여당내의 계파 갈등 속에서 빛을 잃었다. 올해 총선 승리는 불안정한 지위에 놓여 있는 김 대표의 지위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부동의 대권주자라는 입지를 만들어 줄 수 있다. 김 대표는 당초 이번 선거에서 상향식 공천제도를 완성하려 했다. 이같은 상향식 공천제도는 현재 새누리당 내부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간의 힘의 균형추를 유지할 수 있는 비책으로 꼽혀왔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한구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으면서 전략공천을 확대해 김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당내 분란을 감수하면서까지 공천에 나서는 배경에는 입각설 등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달라진 정치 변화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위원장은 19대 국회 첫 여당 원내대표를 맡아 각종 개혁 작업에 나섰지만, 19대 국회는 사상 최악의 국회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아예 이 위원장이 공천권을 통해 정치 자체의 변화를 꿈꾼다는 해석도 있다. 대권까지 고려하고 있는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의 지향점이 다르니 둘 중 한명은 고개를 숙여야 하는 형국이다.원유철 원내대표는 총선 정국에서 여당 원내를 이끌면서 정책 관련 대야 공세를 이끌어야 한다. 총선 프레임이 야당심판론으로 갈 경우 이 싸움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은 원 원내대표가 맡게 될 공산이 크다. 이미 원 원내대표는 3월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등 공세에 나서고 있다. 총선에서의 역할에 따라 원 원내대표는 20대 국회에서 당대표 등 맡아 정치적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다. 김 대표의 또 다른 경쟁자인 셈이다.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논란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햇볕정책ㆍ노조비판 등 그동안 야권이 성역으로 여겨왔던 부분에 대해서도 입장 변화를 시사하는 대목은 득표 확장성의 측면에서 한계를 느껴왔던 더민주의 변화를 내다보게 하는 단초가 될 듯 하다. 관심은 김 대표의 총선 이후의 역할이다. 김 대표는 77세라는 '고령' 등을 들어 총선 이후 역할론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명하지만 직접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의 향후 정치적 역할론의 1차적 분수령은 더민주 비례대표 공천 명단에 포함될지 여부다.문재인 전 대표는 향후 정치 행보를 이번 총선 승패에 걸었다고 누차 밝혔다. 문 대표는 김무성 대표와 마찬가지로 대권을 꿈꾼다. 문 대표는 김종인 대표의 자중 요청에도 선거유세에 나서고 있다. 그의 지원유세 지역이 수도권, 동부벨트(강원ㆍ영남)에 그칠지 충청ㆍ호남을 포함한 전국일지는 지켜볼 대목이다.더민주 후보로 대구 수성갑 입성을 시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의 분투도 총선의 중대 분수령이다. 지금까지 야권이 밟아보지 못한 대구에 김 전 의원이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를 꺾고 깃발을 꽂는다면 총선 승패의 공식이 전면적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아울러 김 의원의 경우에도 야당내 단순한 중진을 넘어서서 당권과 대권 모두를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게 된다.안철수 대표의 명운도 이번 총선에 걸렸다. 국민의당 창당으로 제3당의 길에 나선 안 대표는 창당대회 등을 통해 "저는 국민의당에, 이번 선거에, 저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 3당의 길을 갈 지, 은둔의 길을 갈지가 이번 총선 결과에 달린 셈이다.호남 맹주를 꿈꿨던 천정배 대표는 그동안 뉴DJ론을 내세우며 호남정치의 부활을 내세워왔다. 하지만 천 대표의 창당준비세력이었던 국민회의는 안 대표의 국민의당과 합당하면서 호남 정치 물갈이 등에서 입지가 좁혀진 상황이다. 야권연대가 실패한다면 천 대표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수도권에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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