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나주석 기자, 홍유라 기자]20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내부정리에 분주한 모습이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인 이한구 의원은 강경발언을 이어가며 당내 공천전쟁에 중심에 서있다. 박지원 의원은 기사회생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입당 제안에 아직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동영 전 의원은 국민의당 입당을 선언해 총선 판세를 뒤흔들 중요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각당의 총선 전략이 이 세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크게 요동칠 전망이어서 정치권의 이목은 이들의 입에 집중된 모양새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
▲'임전무퇴' 이한구 = "옛날에는 이거(공천심사) 하면 칼 들고 오고 그랬어."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이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사실상 전략공천인 우선추천지역 확대에 대해 "용납하지 않겠다"며 공개적인 강력경고에 나섰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비박(비박근혜) 의원들도 의원총회를 소집해 이 위원장을 해임하겠다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하지만 당헌에 해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이 위원장을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할 가능성은 없다. 이 위원장은 전략공천 확대에 대한 의사를 한치도 굽히지 않고 있다.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김 대표와 전면전을 초래한 '우선추천지역' 할당 문제와 관련 "어떤 지역은 더 많이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며 현역 물갈이 방침을 거듭 고수했다. 지난 16일에도 "광역 시도별로 1∼3개 지역구에 우선추천제도를 적용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17일 김 대표는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수용 안 된다"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아무리 (우선추천지역 할당) 목표가 있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지 따져봐야 한다"며 "의식적으로 (그렇게 되도록) 노력을 하는 것이다. 흘러가는 대로 가는 게 아니고"라고 말해 우선추천지역 할당을 밀어붙일 것임을 암시했다. 이 위원장의 이런 '마이웨이'는 평소 성향과 연관이 깊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교사 불렸지만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거세게 비판해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었다. 그가 "당헌 당규에 따라 할일은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해 밝히고 있어 여권의 공천전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박지원 의원
▲'기사회생' 박지원 =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비리정치인'의 굴레를 벗고 기사회생했다. 대법원은 18일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의원직과 총선 출마 자격을 유지하게 된 박 의원은 4ㆍ13 총선에서 전남 목포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계획이다. 박 의원은 19일 한 라디오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검찰 조사까지 3년 8개월만에 억울함이 해소됐다"며 "사법부의 옳은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전날 박 의원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을 통해 족쇄가 풀린 박 의원의 정치적 입지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선고 직후에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한길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특히 김 대표는 최근 박 의원과의 통화에서 무죄로 파기 환송될 경우 당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단 뜻을 전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무소속으로 남은 채 야권 통합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 대법원 판결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더민주, 국민의당을 선택하지 않고 중립적 위치에서 무소속 출마를 하겠다"며 "야권 통합에 전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도 야권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나름대로의 분석을 해 보면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선) 100석 미만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 70∼80석을 말하는 거냐'는 질문엔 "그렇게 예상한다"고 답했다. 전날은 "우리는 분열하는 것도 선수지만 통합하는 것도 금메달 딴다. 금방 통합된다"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정동영 전 의원
▲'백의종군' 정동영 = 독자노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의 선택지를 두고 고민했던 정동영 전 의원이 결국 국민의당행을 선택했다. 정 전 의원은 18일 전북 순창에 찾아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같은 입장을 최종 확정했다. 정 전 의원은 정치를 시작했고, 정치적 위기 때마다 발판이 되어줬던 전주 덕진에 다시 출마하기로 했다. '담대한 진보'를 표방했던 정 전 의원이 중도를 내세운 국민의당을 선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민의당에 새로운 갈등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전 의원은 19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연설하러 왔을 때 퇴실이라도 했어야 했다"고 야당의 태도를 질타하기도 했다.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처리를 촉구하는 등 중도 노선을 내세우는 국민의당과 함께 어울릴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급한 과제가 있기 때문에 생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한 곳에 모이게 했다"며 "지급 집중해야 할 것은 양당의 기득권 담합 구조를 깨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단 생각의 차이는 일단 뒤로 하고 현재 정치구조를 혁신하는 것이 우선하자는 것이다 정 전 의원이 전주 덕진에 다시 출마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이 제기된다. 현역 의원인 김성주 더민주 의원은 물론, 국민의당에서 이 지역 선거에 나서기로 했던 김근식 예비후보의 불만 역시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정 전 의원이 과거 대선후보 시절만큼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관악을에 야권 분열이라는 멍에를 지고 출마를 했지만 3위를 기록한 것에서 정치적 한계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있다.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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