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환 에이원 부사장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2012년 유아용품 박람회에 처음 참가했을 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국산 유모차 리안스핀LX가 기능성과 가격 면에서 수입 유모차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었지만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으로부터 외면당했죠. 박람회가 끝나고 원인을 분석해봤습니다. 화려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수입유모차와 달리 리안스핀LX는 투박했고, 색상도 단조로웠던 게 이유란 걸 알게 됐어요."이기환 에이원 부사장은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디자인을 바꾸기 위해 발로 뛰었다. 패션 무역업체를 운영했던 노하우가 도움이 됐다. 유모차를 실제 사용하고 구매하는 20~30대 여성이 좋아하는 색상과 디자인, 재질 등을 유모차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디자인이 우수하면서도 기능성을 살려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여러차례 디자인을 변경해야 했다. 이 부사장이 흘린 땀방울은 소비자 사이에서 편리하면서도 안전한 유모차라는 입소문으로 돌아왔다. 리안스핀LX를 개발한 에이원은 올해 초 한국소비자포럼이 주최하는 '퍼스트브랜드대상'에서 유모차 부분과 카시트 부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리안 스핀은 양대면, 요람 가능 등 다른 유모차가 갖고 있지 못한 특별한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모델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색상이나 재질이 아니었던거죠. 소비자가 유모차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판단할 수 있는 시트와 캐노피의 재질과 색상을 트렌드에 맞도록 바꿨죠."디자인을 바꾸고 나니 유모차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하루에 유모차를 200대씩 팔았다. 리뉴얼한 첫해인 2013년 매출은 전년보다 정확히 3배 늘었다. 이 부사장은 제품 개발에 주력할 수 있는 연구개발 인력을 대폭 충원했다. 손잡이 가죽 시트를 적용하고 요람 기능도 더 편리하게 개선했다. 이 부사장은 수십년간 패션 무역업을 운영해왔다. 패션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유아동업체 에이원을 운영하는 형 이의환 사장이 도움을 요청하면서 패션 무역업을 접었다. 소프트웨어인 제품 개발과 기능 등에 대해서는 무지했지만, 디자인을 보는 눈은 기존 임직원들보다 밝았다. "리안 유모차는 최고는 아닙니다. 가격대비 정말 괜찮은 제품이죠. 품질은 높지만 가격은 착은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것이 에이원의 경영방침입니다."1988년 문을 연 에이원은 자체생산인 유모차브랜드 리안ㆍ패션브랜드 르그로베와 독점 수입판매하는 네덜란드 유아용품 브랜드 뉴나ㆍ영국카시트브랜드 조이 등을 운영하고 있다. 조이카시트에도 이 부사장의 손길이 닿았다. 조이는 유럽의 높은 안전성 테스트를 모두 완료해 사고시 안전성을 높였고 측면 충돌 시에도 충분한 안전도를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색상이 다양하지 못해 이 부사장은 자체적으로 색상을 연구했다. 4월 출시되는 신제품부터는 자체개발한 색상이 적용됐다. "국내 시장은 크게 중저가의 국산카시트 브랜드와 고가의 카시트브랜드로 시장이 양분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소비자들은 중간 정도의 가격대에 높은 안전성과 퀄리티를 갖춘 제품에 대한 니즈가 컸는데. 조이카시트는 안전성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였습니다. 4월 출시되는 조이카시트 신제품부터는 자체개발한 색상이 적용됩니다."올해는 르그로베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제품수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르그로베에는 가방과 인형 등이 있다. "단순히 유아용품에서 끝나지 않고, 많은 소비자들이 에이원의 다양한 유아용품을 통해 육아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퀄리티 높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 나갈 예정입니다."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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