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대법원
학교 설립 계획이 늦어지면서 입주민들은 피해를 보게 됐다. 이 아파트의 초등학생들은 단지에서 700m 떨어진 초등학교까지 통학하게 됐다. 중학생들은 아파트 단지에서 1.8㎞ 떨어진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 입주율이 저조하고 저출산 추세로 인해 초등학교와 중학교 설립에 제동이 걸렸다. 관할 교육청은 2012년 5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설립 여부 및 시기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민 147명은 2013년 분양업체인 H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입주민들은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설립될 것처럼 광고한 것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의 허위·과장광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과 2심은 입주민들에게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허위·과장 광고라는 지적에 부분적으로 동의한 셈이다. 1심은 입주민들에게 350만~700만 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은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초등학교, 중학교가 설립된다는 교육환경은 주거의 가치 평가 및 아파트의 가격과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이라며 "사실과 다르게 광고하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광고해 소비자인 원고들이 이에 관하여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행위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2심은 입주민들에게 50만~300만 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원고들의 정신적 고통은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기대 배반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면서 "원고별 위자료의 액수는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는지, 입주예정시점에 취학연령이 되는 자녀가 있었는지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김창석)는 원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위·과장 광고로 보기 어렵다면서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분양안내책자와 분양광고지 등에서 ‘이 사건 아파트 옆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위치’한다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으나, 도로 등에 관한 광고내용과 달리 그 설립 시기가 특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광고 중 이 사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관한 광고문구 역시 전체적인 개발계획에 의하면 지구 내에 초·중·고등학교가 다수 신설될 예정이고 특히 이 사건 아파트 옆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신설이 계획돼 있다는 정도의 인상을 줄 뿐"이라면서 "표시광고법상 허위·과장광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