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차 국내영업본부 전략 회의, 현대차 '내수 회복'·기아차 '5330'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기아차가 '안방 사수'를 위한 배수진을 쳤다. 현대차는 내수 점유율 '40% 탈환', 기아차는 내수 점유율 '30% 돌파'를 내세웠다. 내수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이 올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상반기에 주력 차종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2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최근 각각 국내영업본부 임원진을 대상으로 2016년 내수 시장 전략 회의를 갖고 현대차 40% 탈환, 기아차 30% 돌파를 목표로 수립했다. 회의에 참석한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전년보다 판매량이 늘었지만 수입차에 밀려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했다"며 "내수 자동차 시장이 계속 성장하는 만큼 현대, 기아차의 점유율도 늘려야 한다는 게 이번 회의에서 논의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략은 조금 다르다. 현대차는 브랜드 강화를 통한 시장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2015년 판매 목표 달성률은 104%에 달해 얼핏 선방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허수가 드러난다. 이날 현대차의 자체 분석치를 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전년대비 11% 성장한 179만대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지만 현대차는 66만에서 68만으로 5% 성장하는데 그쳤다. 수입차가 24% 성장한 것과도 언급됐다. 그 바람에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17년만에 40% 아래로 떨어진 39%를 기록했다. 기아차 점유율을 합치면 67.7%로 두 회사가 합병한 1998년 이후 최저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40% 점유율을 회복하는 것은 지상과제"라며 "상반기 주력 차종에 대한 마케팅 강화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아이오닉을 시작으로 상반기 내 출시 예정인 신차들과 작년 하반기 선보인 주력 모델에 대한 차별화된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초 잠정적으로 수립한 올해 내수 목표 69만3000대도 최종 확정했다.
현대기아차 국내 시장점유율 변화 /
현대차보다는 내수 실적이 좋은 기아차는 점유율 30% 돌파를 위해 올해 내수 판매를 53만대로 정했다. 이른바 '5330' 전략으로 이 슬로건은 기아차 전국 사업소에 전달됐다. 지난해에는 판매 52만7500대, 점유율 28.8%를 기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세우며 목표 조기 달성에 성공했다"며 "올해는 각 지점장을 비롯해 그룹 내 리더들의 역할을 강화하는 교육을 통해 지난해보다 상향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기아차는 내수 시장 방어를 위해 '신차 효과'에만 기대지는 않겠다는 복안이다. 영업과 마케팅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지배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신차만 앞세워 내수 고객들을 끌어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올해는 영업 현장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달초 양재동 사옥에서 신년사를 통해 새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813만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판매량 803만대보다 10만대 늘어난 것으로 현대차는 내수 69만3000대, 해외 431만7000대, 기아차는 내수 52만5000대, 해외 259만5000대다.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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