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공조해 달러강세·위안화 약세 막아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달러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제2의 플라자 합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도이체방크가 진단했다. 강달러가 세계 경제에 상당한 피해를 미칠 수 있으니 이를 차단하기 위한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달러 추세는 최근 위안화 약세와 맞물러 더욱 공고해지고 있으며 도이체방크는 위안화 약세를 막고 달러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힘을 합쳐 외환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외환 리서치 부문 공동 대표인 앨런 러스킨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위안화 환율이 시장에 의해 결정될 수 있도록 미국과 다른 주요국들이 중국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는 것이 너무 이르지 않은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스킨은 "국제 공조를 통한 외환시장 개입은 1980년대 이후 두 차례 달러 강세 흐름을 억제했다"며 "현재의 강달러 추세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플라자 합의는 1985년 9월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이 달러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맺은 합의를 말한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지수는 플라자 합의 당시 1978년 저점에서 67% 오른 상태였다. 플라자 합의가 성사된 후 1987년 말까지 달러 지수는 약 40% 하락했다. 2000년에는 유로 강세를 유도하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이 공조했다. 현재 달러 지수는 2011년 5월 사상 최저치까지 밀린 후 40% 이상 오른 상태다. 최근에는 중국 경기둔화와 자본유출로 위안화가 급락하면서 강달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6개월 동안 6% 가량 하락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을 풀면서 지난해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5130억달러나 줄었다. 중국은 여전히 3조3000억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외환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위안화 급락 때문에 중국의 완화보유고가 조만간 적정 수준 이하로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중국 당국의 위안화 하락 방어 노력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러스킨도 중국이 위안화 하락을 방어하지 못 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중국이 자본유출을 막지 못 하고 외환보유고 소진 속도도 늦추지 못 한다면 중국은 외환시장 개입을 포기하고 위안화 약세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이럴 경우 강달러 기세가 더욱 강해져 미국과 다른 주요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러스킨은 위안화가 예상했던 이상으로 하락하기 시작하면 가능성 있는 여러 대책 중 국제 공조를 통한 외환시장 개입이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번에 공조가 이뤄지면 미국이 달러를 매도하고 위안화나 해외 통화를 매수하는 식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러스킨은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스킨은 약세인 통화를 강세로 되돌리는 것보다 강세인 통화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쉽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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