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다이너'문화로 정착…국내선 혼밥족끼리 '밥터디'도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한 장면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③日 '고독한 미식가' 인기…혼밥은 이제 문화=시간과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배를 채울 때/잠시 동안 그는 이기적이고 자유로워진다/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누구도 신경 쓰지 않으며 음식을 먹는 고독한 행위/이 행위야말로/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최고의 힐링이라 할 수 있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프롤로그)원작 만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고독한 미식가'는 2012년 시즌1을 시작으로 지난해 시즌5까지 방영된 인기 일본 드라마다.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는 수입 잡화상을 개인 운영하며 결혼과 가족은 부담스럽다며 피하고 있다. 그는 고독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모토로 삼는 본인의 신념에 따라 식사를 즐긴다. 일로 여러 마을을 방문할 때마다 홀로 식사를 한다.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혼자 먹는 밥이 그렇게 맛있어 보일 수가 없다. 고로는 식당 안 분위기까지 제대로 즐기는 혼밥의 대가다. 마구 떠드는 사람이 있어도 '이 분주한 분위기가 좋다'며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는다. 소위 '먹방(먹는 방송)'의 달인이라며 식욕 좋은 거구의 사람들이 나와 시끄럽게 떠들어 대지 않고 혼자 방문한 식당에서 어쩐지 입맛이 까다로워 보이는 깡마른 아저씨가 말하는 담백하고 솔직한 표현이 더 공감을 산다. 일본에선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2002년 미국엔 혼자 밥 먹는 솔로 다이너(Solo Diner)를 위한 웹사이트(SoloDining.com)가 등장했다. 운영자 마르야 찰스 알렉산더(Marya Charles Alexander)는 다양한 잡지와 신문에 혼자 먹는 방식에 대한 다양한 기고문을 실었다. 그가 출간한 '혼자 먹기의 기술과 기쁨(The Art and Satisfaction of Dining Alone)'은 혼자 먹기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알려준다. 혼자 밥 먹을 때 자신감과 편안함 갖는 법, 레스토랑에서 당신이 사랑 받는 법,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 선정법 등이 소개돼 있다.혼자 밥 먹는 사람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점심시간을 보내기 위한 '밥터디'도 국내에선 만들어졌다. 밥터디는 공부를 하기 위해 스터디 모임을 결성하듯이 혼밥족들이 시간과 장소를 정해 정기적으로 모여 밥을 먹고 정보를 공유하는 모임이다. 광화문 근처 직장인들을 위한 점심시간 스터디 모임인 '광화문 밥터디'를 운영 중인 회사원 김혜정(여·30)씨는 "일주일에 한 번 점심시간에 모여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근처 미술관, 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생활화 된 것도 더 이상 혼밥족들을 외롭게 만들지 않는다. 먹는 음식과 사진을 자신의 계정에 올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면서 정서적인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SNS 이용의 정서적 만족에 관한 연구(박성우)'에 따르면 "오프라인 환경에서의 사회적 관계와 SNS를 통한 온라인 환경에서의 사회적 관계가 유사성이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며 "1인 가구를 형성하는 개인이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의 부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서적 유대의 부족한 부분을 SNS와 같은 소통의 창구로 충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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