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부진을 이겨낼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전기(轉機)가 연이틀 잇따라 마련됐다. 어제는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됐고, 그 전날엔 중국 주도의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공식 출범했다. 중동의 자원부국이자 거대 내수시장을 지닌 나라로, 특히 한국과 인연이 깊은 이란의 '해금(解禁)'은 우리에게 침체된 중동시장의 문을 크게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AIIB는 아시아에서의 대형 인프라 수주시장에 진출하는 데 든든한 발판이 돼 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기대와 전망이 실제 성과로 결실 맺도록 기업과 정부는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야겠다.대 이란 경제제재 해제는 천연가스와 석유 매장량 각각 세계 1, 4위에다 인구 8000만명의 거대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다는 걸 뜻한다. 이란산 원유의 방출이 유가하락을 부추겨 세계경제에 더욱 주름살을 지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우리에게 호재인 면이 더 크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이란이 오랜 경제ㆍ금융 제재로 기반시설이나 소비재 시장 발달이 지체됐다는 것은 그만큼 발전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다. 이란이 필요로 하는 건설ㆍ플랜트와 가전 등 소비재 부문은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으니만큼 우리 기업의 '특수(特需)'가 예상된다.특히 한국이 이란과 좋은 관계를 맺어온 것도 우리가 활용해야 할 좋은 자산이다. 우리 건설사의 경우 수십 년간 이란에서 좋은 평판을 쌓아 온 데다 제재기간에도 지사를 철수하지 않고 유지해 신뢰가 높다고 한다. 어제 중국 베이징에서 57개 회원국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한 AIIB도 우리 경제에 작지 않은 기회다. 미국과의 신경전 등 우여곡절 끝에 지분율 5위의 주요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연간 7300억달러(약 887조원)에 달하는 아시아 지역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AIIB 발족이 촉진할 아시아 지역 개발은 제재해제에 따른 이란발 훈풍과 맞물리면서 우리 경제에 상승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그러나 이 같은 전망들은 그야말로 아직 기대이며 가능성일 뿐이다. 이를 어떻게 현실화하느냐는 우리의 준비와 대응에 달렸다. 이미 글로벌기업들 간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이란 시장을 회복ㆍ개척하기 위해선 가격과 품질 향상은 물론 법규와 제도 등에 대한 치밀한 모니터링과 준비가 필요하다. AIIB도 우리의 발언권을 높이고 동북아지역 개발과의 연계 등 우리에게 유리한 구도로 활용하기 위한 선제적 발상이 요청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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