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의 반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떨어뜨렸다

안전자산 선호심리 높아져 국고채·금융채 함께 내려시중은행들 주택담보대출 내림세로 전환[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저가를 기록 중인 저유가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잣대 중 하나인 국고채, 금융채 금리가 함께 떨어진 결과다. 시중 금리가 미국 금리인상보다 국제유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저유가의 반전'인 셈이다.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은행은 새해들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내리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작년 10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조금씩 올리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선제 대응해 오다 12월17일 기준금리 인상 단행 후 되레 내림세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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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의 6일 현재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3.146~4.846%로, 작년 12월 말 보다 0.028%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3.026~4.726% 에서 2.983~4.683%로 0.043%포인트 하락했다. 이 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경우 지난해 11월 3.187~4.887%로 고점을 찍은 후 12월 말 3.174~4.874%로 0.013%포인트 떨어진 후 2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작년 12월말 3.026~4.726%까지 오른 후 새해 들어 내림세로 전환됐다. 우리은행도 새해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를 3.00~4.14%로 작년 12월말 보다 0.02~0.07%포인트 떨어뜨렸다. 특이한 점은 새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를 재산정하면서 작년 12월말 4.21%였던 최고금리를 4.14%로 0.07%포인트나 인하했다는 점이다. 통상 주택담보대출의 최저~최고 금리가 같은 수준으로 움직이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가계부채 대책'의 후속 조치로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료율을 개편하면서 장기ㆍ고정금리ㆍ분할상환 대출금에 최저 요율을 부과키로 한 것이 영향을 줬다. 이 은행 관계자는 "주택출연료 혜택은 실제 주택구입용 대출에만 해당된다"며 "통상 주택담보대출의 최저금리 조건은 비구입용시 적용되기 때문에 최저금리에는 주택출연료 혜택이 면제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고정 혼합형)는 3.09~4.39%로 작년 12월 말보다 0.01%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지난해 10월 3.06~4.36%에서 11월 3.23~4.53%로 0.17%포인트 뛰었으나 한달 후인 12월 말 3.10~4.40%로 0.13%포인트 내려갔다. 단 아직 금리산정 주기가 돌아오지 않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2.96~4.27%로, 작년 12월말과 똑같은 수준이다. 이 은행은 매달 16일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를 결정해 한 달간 같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3.12~3.78%로 작년 12월말 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3.11~4.47%)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역시 아직 금리산정 주기가 돌아오지 않아 작년 12월과 똑같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반대 행보를 보이는 것은 대출금리에 연동하는 국고채와 은행채 금리의 하락 때문이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작년 12월 초 2.010%까지 올라갔다가 6일 1.788%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2.19%까지 올랐던 은행채 5년물 금리 역시 2.02% 수준으로 내려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국제유가가 급변동하면서 투자심리가 안전자산으로 급격히 쏠렸고 이 결과 채권 금리가 떨어진 것이다. 6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3.97달러로, 2008년 12월 19일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시중은행 부동산대출 담당자는 "유가급락과 중국 증시하락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에 은행채도 연동해 내려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떨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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