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밥상에 콩밥이 나오면 먹지 않고 쏙쏙 골라내어 한쪽으로 밀어 두었다가 엄마한테 자주 혼나곤 했다. 콩밥을 먹지 않는 줄 알면서도 엄마는 또 내 밥그릇에 콩을 올려 주신다.
시간이 지나 내가 엄마가 되니 딸아이의 밥그릇에 똑같이 콩을 올려준다.
콩은 단백질과 지방 함량은 높으면 전분 함량이 적어 곡식이라고 하기보다는 고기에 가까워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한다. 엄마가 밥그릇에 그토록 싫어하는 콩밥을 자주 주셨던 이유일 것이다. 콩은 그토록 싫어했지만 콩으로 만든 두부는 사정이 좀 다르다. 두부는 노릇노릇하게 지져 양념간장에 그대로 찍어 먹어도 맛있고 김치에 싸서 먹어도 맛있고 온갖 찌개에 넣어도 다 맛있다. 콩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콩이 두부가 되었을 때에는 소화되기도 쉽고 콩보다 두부가 체내 흡수율이 높아 여러 가지로 나는 두부 편이다.
이런 두부를 어떻게 요리해 볼까 이것저것 고민하다 두부를 볶아서 햄과 쇠고기를 대신해 넣어 보았다. 말랑말랑한 두부만 먹어왔던 사람들에게 볶음밥에 들어간 두부는 무엇일까 상상하게 되고 그 맛도 고소하니 볶음밥을 먹는 재미가 있다.
재료
두부(부침용) 1/2모, 달걀 2개, 식용유 적당량, 실파 3뿌리, 양파 1/3개, 피망 1/2개, 밥 2공기, 참기름 2,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잣 2
만들기
▶ 요리 시간 20분
1. 두부는 칼 편으로 눌러 으깬 다음 식용유를 두르지 않은 팬에서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2. 달걀은 소금을 넣어 간을 한 후 기름을 두른 팬에 놓고 스크램블 한다.
3. 실파는 송송 썰고, 양파와 피망은 굵게 다진다.
4.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양파와 피망을 넣고 볶다가 밥을 넣고 볶는다.
5. 4에 참기름,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한 후 볶아놓은 두부와 달걀, 잣을 넣어 살짝 볶아 실파를 뿌린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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