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한끼] 감기도 뚝! 떨어지게 하는 할머니표 '경상도식 뭇국'

주부들이 즐겨듣는 시간대의 라디오를 가끔 들을 때면 가슴이 짠~한 사연이 소개된다. 특히 동시대를 살았다면 공감이 가니 더 하다. 그중에서도 엄마,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면 내 이야기가 나온 듯 사연에 심취하게 된다. 얼마 전 라디오 사연도 그랬다. 어릴 적 어려운 살림에 할머니 집에 맡겨져 키워진 손녀딸은 할머니가 유독 본인만 구박하는 것 같고 음식도 다른 손자 손녀와 달리 차별해 할머니가 미워 성인이 되어서 할머니를 찾지 않았단다. 시간이 지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니 할머니가 한없이 후회스럽고 또 한없이 할머니가 그립다는 것이다. 사연을 듣고 있자니 할머니가 끓여주셨던 뭇국이 생각난다.

가을 수확 후 겨우내 땅속에 묻어놓고 하나씩 꺼내먹던 무

무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콩나물의 머리꼬리를 떼어내고 쇠고기를 약간 넣고 고춧가루를 넣어 끓인 뭇국, 어찌 보면 육개장과 비슷한듯하지만 여러 가지 채소보다는 무가 넉넉히 들어가니 육개장보다 시원한 맛이 난다. 경상도에 가면 쉽게 맛볼 수 있는 뭇국으로 뜨거운 국물에 뜨거운 밥을 한 그릇 말아 넣어 땀을 흘리면 맛보면 겨울철 감기도 뚝 떨어질 듯하다.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그 맛을 그대로 내지는 못하지만 할머니의 음식을 한 가지쯤 기억할 수 있다는 건 특별한 혜택이다.

경상도식 뭇국은 육개장과 비슷한 듯 하지만 무가 넉넉히 들어가 육개장보다 시원한 맛이 난다.

재료(2인분)

쇠고기 150g, 무 1/4개, 콩나물 100g, 대파 2대, 고춧가루 1, 국간장 1, 물 5컵, 다진 마늘 0.5, 참기름 2,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쇠고기는 국거리용으로 준비하거나 납작하게 썬다.

2. 무는 납작하게 썰고 콩나물은 머리꼬리를 떼어내고 대파는 반으로 갈라 2cm 길이로 썬다.

3.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쇠고기와 무를 넣어 볶다가 고춧가루를 넣어 볶는다.

4. 콩나물과 대파, 물 5컵을 넣어 끓인다.

5. 국물이 끓으면 국간장을 넣고 뜨는 거품을 걷어내면서 은근한 불에서 끓인다.

6. 다진 마늘,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한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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