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인공피부' '휘어지는 배터리' 등 10대 뉴스에 선정
▲메르스 사태로 국가 방역체계의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의 공포가 컸던 것일까요. 2015년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에 메르스 사태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메르스 사태로 우리나라 방역체계의 온갖 허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됐던 한 해였습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부섭)는 3차례의 선정위원회(위원장 남궁은, 명지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심의와 총 3249명의 과학기술인과 일반인 투표를 통해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선정했습니다. ◆메르스=메르스 사태로 국가 방역체계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뉴스가 꼽혔습니다. 메르스는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의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증입니다. 낙타나 박쥐 따위의 동물이 바이러스의 주요 매개체로 추정됩니다. 올해 5월 국내 메르스가 발생해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중동을 방문한 68세 남성의 첫 확진 진단을 시작(5월 21일)으로 5명의 '슈퍼전파자'가 발생해 186명의 확진자를 만들어내고 총 36명이 사망했습니다. 1만6693명이 격리조치 됐고 국내 메르스 사망률은 19.35%로 전 세계 메르스 사망률 38.65%의 절반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적절한 치료법 부족, 낯선 질병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는 공포, 위험상황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응 등으로 인해 한국사회는 메르스 공포에 빠졌던 한 해였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첫 환자로부터 시작된 메르스 상황을 지난 23일 자정(24일 0시)에 종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공피부=온도·습도·촉감까지 느끼는 스마트 인공피부 개발이 선정됐습니다. 김대형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팀은 사람 피부처럼 부드럽고 신축성 있는 인공피부를 개발했습니다. 온도와 습도, 촉감까지 느낄 수 있는 스마트 인공피부를 만들어냈습니다. 연구팀은 스마트 인공피부를 적용한 인공 손과 실제 손을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인공 손도 실제 손과 같은 체온으로 측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약 기술 수출=한국제약업계의 사상 최대 규모 해외 기술수출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미약품은 올해 8조원대의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내성표적 폐암신약 8500억 원을 비롯한 신약기술 수출 등 올해 글로벌 제약회사와 8조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성과를 올렸습니다. ◆고효율 소재=열을 전기로 바꾸는 고효율 신소재 개발 소식도 있었습니다. 사람 몸의 체온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종전보다 2배 향상된 열전(熱電) 소재 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습니다. 열전 소재란 소재 양면의 온도차에서 생기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신소재입니다.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 김성웅 교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 이영희 단장, 김상일 박사, 강원대 이규형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습니다. ◆휘어지는 배터리=자유롭게 휘어지는 배터리도 나왔습니다. 국내 기업이 차세대 플렉서블 배터리를 개발해 웨어러블 시장에 본격 출시했습니다. 삼성SDI는 최근 스트라이프와 밴드형 배터리를 선보였습니다. 스트라이프 배터리는 섬유와 같이 자유자재로 휘는 유연성과 혁신적 에너지밀도를 구현한 차세대 배터리입니다. 목걸이, 헤어밴드, 티셔츠 장식 등 다양한 형태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LG화학도 위, 아래로 완벽히 접을 수 있는 손목 밴드형 와이어 배터리를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RNA의 비밀=베일에 싸인 세포의 비밀을 RNA·마이크로RNA로 규명한 연구결과도 주목받았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단장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은 2015년 RNA와 마이크로RNA(작은 리보핵산, miRNA) 관련 연구 성과를 잇달아 발표해 국내외 학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마이크로RNA는 세포 내에 존재하는 특이한 유전 물질로 세포 분화, 사멸, 암 발생 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연구들은 잠재적으로 암 치료와 줄기세포 공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연료전지 촉매=무한 재사용이 가능한 그래핀 연료전지 촉매도 선보였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백종범 교수팀은 기계화학적 공법으로 안티몬을 그래핀의 가장자리에 넣어 세계 최초로 죽지 않는(die-hard) 연료전지 전극소재를 개발했습니다. 백종범 교수는 "준금속인 안티몬을 그래핀에 쉽게 도입할 수 있게 돼 완전히 새로운 특성을 가진 그래핀 제조가 가능해졌고 보다 다양한 분야로 상용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며 "기존 백금 촉매의 제조비용이 1㎏당 1억 원 이상인 반면 탄소 촉매의 경우 1%도 안 되는 100만 원 이하에 안정성과 성능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핀테크=핀테크 금융 혁신, 전자화폐 시대도 도래했습니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독자기술이 국내외에서 주목 받으며 핀테크의 금융 혁신을 통한 전자화폐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국내와 미국 정식 출시 이후 가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일 결제건수가 10만 건으로 일평균 20억 원이 결제되고 있습니다. ◆철강신소재=고강도의 가벼운 친환경 철강신소재 개발도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연비와 전쟁'이라고 부를 정도로 연비 개선 기술에 대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포스텍 철강대학원 김낙준·김한수 교수와 김상헌 연구원 등 공동 연구팀은 철과 알루미늄의 '금속간 화합물'을 이용해 기존 합금보다 강도와 연성이 뛰어나면서 무게가 훨씬 가벼운 친환경 소재의 철강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스마트 원전 수출=이외에 스마트(SMART) 원자로의 해외수출이 꼽혔습니다. 지난 9월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사우디 왕립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간에 스마트(SMART) 원전 건설 전 상세설계(PPE, Pre-Project Engineering)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과학기술 10대뉴스.[자료제공=과총]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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