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총리, 남한 '정부 수립'·북한 '건국'…검정교과서 좌편향 사례로 지적과거 4~7차 교육과정 '국사' 국정교과서에서도 등장[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가 현행 한국사 검정교과서의 좌편향 사례로 지적한 대한민국 건국 시점 내용이 과거 국정교과서에도 동일하게 게재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황 총리는 3일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브리핑에서 1948년 8월15일에 대해 "대한민국은 '정부수립'으로, 북한은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수립으로 기술된 역사교과서가 있다"며 "대한민국은 마치 국가가 아니라 정부단체가 조직된 것처럼 의미를 축소하는 반면 북한은 '국가수립'으로 건국의 의미를 크게 부여해 오히려 북한에 국가 정통성이 있는 것처럼 의미를 왜곡 전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황 총리가 현행 교과서의 대표 사례로 언급한 '건국절' 논란은 1919년 상해임시정부의 정통성 인정 여부에 따라 대한민국 건국 시기를 달리보는 사안이다. 제헌헌법과 현행 헌법에는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4~7차 교육과정의 국사 국정교과서를 직접 살펴보니 4권 모두 1948년 8월15일에 대해 남한이 '정부'를 수립한 것으로 서술했다. 4차 교과서를 제외하고는 5~7차 교과서에서 1919년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점을 명시하고 있어 대한민국 건국 시점을 1948년이 아닌 1919년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국사편찬위원회가 발행한 7차 교육과정 국사교과서(국정)에는 '이승만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국내외에 선포하였다.(중략) 남한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자 북한에서도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 세워졌다'고 서술돼 있다. 이는 황 총리가 브리핑 중 화면에 띄운 PPT자료에서 제시한 지학사 검정교과서와 동일한 내용이다.
▲황교안 총리 발표 자료
7차 국정교과서에는 또 '제헌 국회에서는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독립 정신과 건국 이념을 계승한 민주 공화국 체제의 헌법을 제정하였다'는 내용이 담겨 '건국절'논란의 핵심이 되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었다고 명시돼 있다.4차(1981년)~6차(1992년) 국정 국사교과서에서도 소단원 제목에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이라고 적혀 있어 1948년 8월 15일을 남한에 정부가 세워진 날로 명시했다. 5~6차 교과서에는 '임시정부 정통성 계승' 등의 내용도 서술됐다. 다만 '대한민국 성립', '대한민국 출범' 등의 표현도 혼재됐다.북한에 대해서는 2002년 7차 국정교과서 이전까지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수립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4~6차 국정 국사교과서에서는 1948년 당시 북한과 관련해 '정권수립', '정부수립' 등으로 서술했다.건국절 내용은 이번 국정교과서 집필 내용에서 쟁점 사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월 국사편찬위원회는 역사과 집필 기준 시안에 '대한민국 정부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임시정부와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수립의 관계를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명료하게 해야 된다"고 발언해 변경 가능성을 내비췄다.한편 국사편찬위원회는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술 기준과 원칙이 명확한 '편찬기준'을 개발하고 있으며, 교육부의 심의 과정을 거쳐 이달 말에 확정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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