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개시 전망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리스크 확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가려졌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재점화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데 이어,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서다. 이번 판결로 쌍방울 대북 송금 제3자 뇌물사건 의혹을 받는 이 대표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항소심과 관련한 소송기록접수 통지를 수령했다. 형사소송법상 이 대표나 변호인이 소송기록접수 통지를 수령해야 사건이 개시된다. 앞서 법원은 이 대표에게 우편으로 항소심 관련 서류를 두 차례 송달했지만, 수령이 불발되자 법원 직원이 국회로 직접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항소심 관련 서류를 수령하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2심 절차가 곧 개시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15일 진행된 1심에서 법원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최종심에서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 상실은 물론 피선거권 박탈로 대권가도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
예상과 달리 1심 판결에서 중형을 선고받자 이 대표는 신중해진 모습이다. 당장 항소심 변호인 선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변호인 선임을 핑계로 재판을 연기하려는 것"이라며 법원에 '재판 지연 방지 탄원서'까지 제출하며 압박에 나섰다. 대법원 역시 선거법 위반 등 공직선거법 관련 재판의 경우 기소된 지 6개월 내 1심을 종결하고,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안에 끝마쳐야 한다며 규정 준수를 각 법원에 통지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내년 조기 대선을 앞두고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당장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은 내년 2월 15일까지 판결이 나와야 한다. 이어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항소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대장동 개발 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에 이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의 재판도 기다리고 있다. 결국 이 대표는 내년 대선 레이스와 사법리스크를 동시에 대비해야 하는 셈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의 항소심에 따라 국민 여론도 그의 (대선) 출마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재판에 대한 리스크도 확대하고 있다. 전날 수원고등법원은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7년 8개월에 벌금 2억5000만원, 추징금 3억2595만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에서 이 전 부지사는 2018~2022년 4년에 걸쳐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3억3400여만원의 정치자금 및 뇌물 수수 혐의와 쌍방울의 800만달러 대북 송금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핵심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쌍방울이 북한 측에 대납하게 한 혐의가 이번 재판을 통해 인정됐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다만 현재 제3자뇌물 재판은 이 대표 측이 수원지법 형사11부에 대한 법관 기피 신청을 제기해 중지된 상태다.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해 "터무니없는 허위"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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