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로 봇물한 데이 마케팅…'성공에는 조건이 있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숫자 마케팅(뉴메릭 마케팅)과 함께 최근에는 '∼데이(day)'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데이 마케팅이란 기념일을 정해놓고, 해당 일 다양한 홍보를 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물론 데이 마케팅의 기본은 숫자다.1월14일 다이어리데이를 시작으로 12월14일 허그데이까지 매달 최소한 하루씩 기념일이 있다. 5월은 오리데이ㆍ오이데이(2일), 오삼데이(3일), 아구데이(9일), 로즈데이(14일)가 있고, 10월은 한우데이(1일), 가래떡데이ㆍ빼빼로데이(11일), 오렌지데이ㆍ쿠키데이ㆍ무비데이(14일) 등 기념일도 다양하다.특히 빼빼로데이는 범람하는 데이 마케팅 중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다. 밸런타인데이처럼 전부터 존재해왔던 데이 만큼이나 성장했다.빼빼로데이의 시작은 1990년대 초반 경남 지역 여중생들 사이에서 '날씬해져라'라는 의미로 날렵한 모양새의 스틱형 과자 '빼빼로'를 선물한 게 계기가 됐다. 롯데제과가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롯데제과는 빼빼로 매출이 수직 상승하는 효과를 얻었고, 경쟁사들은 에이스데이(해태), 칸초데이(롯데), 새우깡데이(농심) 등을 내세워 빼빼로데이의 아성에 도전하기도 했다. 유통업계의 데이 마케팅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소중한 사람들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을 이용한 교묘한 상술이라는 지적과 소비 불황 속 기업들에게는 이윤을, 소비자에게는 추억을 가져갈 수 있다는 상반된 견해가 존재한다. 직장인 김모(39·남) 씨는 "데이 마케팅이 열풍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물을 구매하긴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유통업체의 장삿속이라고 느낀 적이 많다"고 지적했다.직장인 정모(27·여) 씨는 "각박해지는 사회에서 기념일을 통해 서로에게 정을 나누는 일은 좋아 보인다"며 "서로의 마음도 나누고 웃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무분별한 데이 마케팅이 오히려 기업에 손해를 끼치는 등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데이 마케팅이 시작될 무렵에는 단순히 더 팔아보자는 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기업의 이미지와 타산을 따지는 경우가 많아 '상술'이라는 비판이 많다"며 "기업은 철저한 시장조사와 의미 등을 끊이 없이 연구하고 소비자들은 무분별한 소비가 아닌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기준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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