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 38. 이수진 야놀자 대표프론트·객실 관리 경험 살려 숙박정보 카페 만든 이수진 대표PC에서 모바일로 어느덧 10년…야놀자 앱 누적 다운로드 570만건프랜차이즈·B2B 사업으로 영역 확대 및 한국형 호텔 '코텔' 개발
이수진 야놀자 대표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야놀자는 쉽게 만들어진 숙박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다. 이수진 대표는 숙박업소 청소ㆍ프런트를 거치며 내공을 다졌고, 여러 번의 사업 실패를 거쳐 '야놀자'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이 대표는 공고를 졸업하고 전문대에 진학해 '기계ㆍ제도'를 전공했다. 22살에 들어간 첫 직장에서 금형설계 일을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월급을 모아 주식에 투자했지만 쪽박을 찼다. 빈털터리 신세가 된 그는 숙식을 제공해 주는 모텔에 취직을 했다. 청소를 하면서 모텔의 생태계를 파악하고, 프런트를 보는 매니저로 일하면서 객실과 시설관리, 고객응대방법 등도 익혔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샐러드 사업'에 도전했지만 6개월 만에 쫄딱 망했다.이 대표는 "어린 나이에 연달아 실패를 겪으면서 난 뭘 해도 코가 깨지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며 "그 이후에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해 보니 도면 그리는 일 아니면 숙박밖에 없었고, 숙박업체에 납품하는 물품들을 비교견적 내주는 서비스로 다시 사업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야심 차게 준비한 비품견적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세 번째 실패가 눈앞에 닥친 건 2005년이었다.이때 모텔 이용자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던 한 카페 운영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대표는 2002년에 '모텔 종사자 모임'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는데 당시 '모텔투어'라는 카페 운영자가 그에게 카페 양수를 제안했다. 야놀자의 초석이 만들어진 것이 이때다. 이 대표는 카페에 모텔 광고를 실어주는 대신 사업자들에게 컨설팅을 해줬다. 카페 회원들에게 무료 숙박권을 제공해주고 후기를 작성해달라고 부탁했다. 컨설팅 받은 업체들의 매출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유명세를 탔다.야놀자는 2005년 12월 설립,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현재 야놀자는 숙박ㆍ펜션ㆍ게스트하우스 등 주변 숙박시설을 검색ㆍ예약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야놀자 숙박 앱의 누적 다운로드는 570만건, 중소형 호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제휴점 수는 총 6250곳에 달한다.야놀자는 숙박 프랜차이즈,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야놀자가 운영하는 브랜드는 '호텔야자' '에이치에비뉴' '모텔얌'이 있다. 현재 운영 중인 가맹점이 80여곳에 달한다. 최근 야놀자는 100억원을 투자받았고 장기적으로는 기업공개(IPO)도 계획 중이다.이 대표는 10년 가까이 숙박업과 관련된 일을 지속해오면서 '신념'을 갖게 됐다. 그의 숙원과제는 모텔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만든 모델이 중저가형 숙박시설이자 한국형 호텔인 '코텔'이다. 주차장의 가림막은 없애고, 프런트는 개방형으로, 성인방송이 없는 숙박업소라면 어디서나 코텔로 변경할 수 있게끔 지원하고 있다. 현재 대전과 사당 두 곳에 코텔이 있다.이 대표는 "전국에 모텔 3만개가 있고 100만개 객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단순히 '러브시설'로만 인식하는 것은 후진적 발상"이라며 "모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숙박시설과 운영시스템을 현대화해 비즈니스 고객이나 여행자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코텔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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