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팔고, 유증하고…보험사들 '현금 쌓아라' 총력전

IFRS4 2단계 도입 5년 앞으로…자본 확충 능력 떨어지면 퇴출될 수도

서울 세종대로 삼성생명 본사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회는 13일 MG손해보험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 새마을금고는 MG손보의 최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에 재무적투자자 형태로 825억원을 투자하고, 이 금액은 자베즈가 MG손보의 자본 확충과 재무건전성 향상을 위해 사용된다. MG손보는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지난 6월 기준 116.5%로 3월 137.5% 보다 무려 21%포인트 급락했다.# 한화생명은 최근 지방 영업점 일부를 통폐합하면서 유휴 부동산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금리로 수익률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남는 부동산을 매각해 재무 건전성을 확대하겠다는 속내다. 영업점 통폐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부동산 매각에 따른 현금 확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보험업계가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 도입 예정인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불을 지폈다.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가용 자본이 줄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IFRS4 2단계 시행이 5년 남았지만 보험사들이 선제적 대응을 위해 '회사 곳간'을 채우는데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그 때문이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자금 확충을 목적으로 하는 유상증자가 잇따르고 있다. MG손보의 경우 현재는 금융당국의 RBC 권고치(150%)를 밑도는 수준이지만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올해 말 기준 RBC 비율이 180%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라이프생명도 지난 6월 대만의 대표 금융그룹인 푸본의 자회사인 푸본생명보험으로부터 2200억원을 투자받고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현대라이프의 RBC 비율은 3월 기준 134.5%에서 6월 118.9%로 급락했다.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푸본생명보험에 지분 48%를 내주고 투자를 받은 것이다. 4월에는 롯데손해보험이 1501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IFRS4 2단계가 시행되면 부채가 늘어나면서 자본이 줄어드는데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큰 충격이 올 것"이라며 "이를 대비해 자본 확충을 하려면 유상증자를 하는 게 최우선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IFRS4 2단계가 시행되면 보험부채(책임준비금) 평가 방식이 원가 기준에서 시가 기준으로 바뀐다. 계약 시점이 아닌 평가 시점에서 시장 금리에 따라 준비금을 매년 새롭게 평가하는데, 과거 연 10%대의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판매해왔던 보험사 입장에서는 RBC 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150%인 RBC 권고치를 13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본 확충 능력이 떨어지는 보험사는 구조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RBC 비율이 일정기준 이하로 떨어지는 보험사는 배당을 제한받는다.지난달 메리츠화재보험이 보유 중인 서울보증 주식 전량(0.14%)을 주당 8만3000원에 싱가포르투자청에 매각한 것도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40억원이 넘는 규모다. 삼성생명이 서울 세종대로에 위치한 본사 건물의 매각을 타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장래 손실이 예상되는 계약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준비금이 늘어나게 되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며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RBC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현금을 늘리는게 현안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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