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외화대출 67% 이상이 제도 도입 초기의 목적이 아닌 일상적인 운영자금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14일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가지 외평기금 외화대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총 지원실적 128억4000만달러 가운데 67.5%(86억7000만달러)가 원자재 수입 등 일상적인 기업의 운영자금 용도로 지원됐다.이밖에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22억달러(17.2%), 시설재에 19억7000만달러(15.3%)가 지원됐다.박 의원은 "외평기금 대출의 94.6%가 대기업에 지원됐다는 점과 외평기금 운용금리보다 외화대출 금리가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외환 국방비'를 역마진까지 내면서 대기업의 운영자금으로 지원한 셈"이라고 지적했다.외평기금 외화대출 제도는 제도가 시행될 당시에는 시설재 수입과 해외 건설 플랜트 사업 지원으로 용도가 제한돼 있었다. 풍부한 외화 유동성으로 국내기업의 설비투자를 지원해 내수를 진작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박 의원은 "최경환 부총리가 취임하면서 외평기금 외화대출 중 총 규모를 10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확대하고 시행기간도 1년에서 자금소진시까지로 연장했다"면서 "문제는 대출용도에 기준에 없던 '원자재 수입 등 운영자금'까지 포함시켰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외평기금 외화대출을 취급하는 시중은행들은 불확실성이 크고 비교적 장기인 해외 PF사업에 대출을 하는 것보다 자금용도가 확실한 원자재 수입 등 운영자금 목적의 대출을 선호하고 있다. 대기업인 N모 타이어 회사의 경우 지난해 8월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을 통해 각각 4000만달러씩 외평기금 외화대출을 중복 지원받았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그는 "한 기업이 2개 이상 은행을 통해 외평기금 자금을 중복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면, 당연히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 위주로 대출이 취급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이 제도를 조속히 종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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