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대법원. 사진=아시아경제DB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사법주권을 잃었던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사법 주권은 한일합병조약으로 대한제국의 국권이 상실되기 이전인 1909년, 기유각서가 체결됨으로써 박탈당했다. 이로 인해 모든 재판은 일본 법령에 따라 일본 글과 말로 이루어졌고, 우리 국민들은 통역의 도움도 없이 최소한의 절차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했다. 우리 선조들이 이 시기의 재판 과정에서 받았던 수모와 굴욕은 아직도 많은 국민들의 가슴에 큰 상처로 남아 있다." 양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에도 사법 주권을 가장 늦게 이양함으로써 국가권력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상실되었던 것이 바로 사법권이었다"면서 "결국 1948년 9월13일 미군정으로부터 사법권을 이양 받음과 동시에 초대 대법원장이 취임함으로써,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사법부가 실질적으로 수립되고 헌법이 규정한 3권 분립의 본래적 의미가 구현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대법원은 이날 사법부 역사에 기여한 이들에 대한 포상의 시간도 마련했다. 김용철 전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 기념식에서 사법제도 개선을 통해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이유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윤관 전 대법원장과 고(故) 김증한 교수도 각각 사법제도 개혁과 법학 발전 기여의 공로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김장수 법무사는 신뢰받는 사법부 구현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고, 천종호 부장판사 도진기 경위주사보 양병회 조정위원 하상부 조정위원 등은 대법원장 표창을 받았다. 대법원은 '사법주권 회복의 국민적 의미'를 주제로 학술대회도 마련했다. 또 대법정 앞 중앙홀에서는 '국민과 함께 미래로'라는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준비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의 독립과 법치주의 의미를 되새기며 국민과 사법부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