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7년여만에 정크 등급으로 강등했다. 2008년 4월 처음으로 브라질에 투자 적격 등급을 부여했던 S&P가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등급인 'BBB-'에서 한 등급 낮춰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로 강등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P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여지도 남겼다. 신용등급 강등 이유에 대해 S&P는 브라질 경기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정부 재정도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부정부패 스캔들과 관련한 의혹으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정치적 리더십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S&P는 "브라질이 직면한 정치적 어려움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브라질의 재정 여건 악화에 따른 추가 신용등급 강등이 3분의 1 이상이며 이를 반영해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가르드 애셋 매니지먼트의 다니엘 윅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S&P의 신용등급 강등은 경고 신호인데 정치적 여건이 너무 나빠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이번 충격을 감내해야 할 것이며 다른 신흥국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의 GDP는 지난 2분기에 2.6% 감소해 브라질 경제가 공식적인 침체에 진입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이코노미스트 설문에서는 1930년대 이후 가장 긴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왔다.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7월 말 기준 65%다. 2011년 말에는 51%였다. 브라질 헤알화는 올해 달러 대비 가치가 30%나 떨어졌다. 주요 신흥국 통화 중 최악이다. 브라질 국채 금리도 사상최고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로 환산한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올해 35% 하락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93개 주요 증시 지수 중 네 번째로 낙폭이 큰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