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김재홍 사장,'中과 함께 생산…제 3국 바람몰이'

 김재홍 KOTRA 사장이 취임 8개월을 맞아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 사장은 최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지고 있음에도 중국은 미래에도 한국에 중요한 교역및 투자 상대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과 중국 양국의 강점을 결합한 메이드 위드 차이나(MWC) 시스템을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진제공=KOTRA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는 잊고 메이드 위드 차이나(Made with China)로 가야 한다."중국의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로 세계 경제가 차이나 쇼크에 빠진 가운데 한국 경제의 충격은 다른 나라보다 더 크다. 대외교역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에서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의 무역ㆍ투자의 최대 상대국이다. '미국이 기침하면 한국이 몸살을 앓는다'는 말이 '중국이 재채기하면 한국이 몸살을 앓는다'로 바뀌었다. 지난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만난 김재홍 KOTRA 사장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가 시급하다면서 중국을 더 멀리 더 깊게 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중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우리에게는 미래 성장의 동력을 계속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중요한 나라가 됐다"면서도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인식은 아직까지는 개방 초기의 부정적인 모습들이 깊이 각인돼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김 사장은 "한국과 중국 양국의 강점을 결합한 메이드 위드 차이나(MWC) 시스템을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시스템은 양국이 공동 생산 및 가치 사슬 공유로 제3국 진출을 확대하는 '신(新)경제협력모델'이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대중국 수출의 돌파구가 되고 있는 온라인 역(逆)직구 수출을 대표적인 모델로 꼽았다. 중국은 중앙정부의 장려정책에 따라 칭다오(靑島) 등 10개 전자상거래 무역 시범도시를 지정하고 관세 감면, 인증 면제, 통관 간소화 등 우대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2014년 중국 온라인 직구시장은 13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중국의 전자상거래시장 규모 500조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중이 작다. 김 사장은 "1800만명에 달하는 하이타오족(온라인으로 해외상품을 직접 구입하는 중국인) 대상 조사 결과 한국산 화장품, 패션, 식품, 생활용품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아 관련 품목의 우리 중소기업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OTRA는 국내 우수 수출 중소기업 300여개를 발굴, 지원하고 있으며 온라인 할인전(싱싱코리아)도 열고 있다.특히 한류를 돈 되는 비즈니스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상품을 팔지 말고 문화를 팔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상품이 문화가 돼야 한다. 상품과 문화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계속 있어야 하지만 그런 시도 자체가 없었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그동안의 한중 경제협력을 무역과 투자가 이끌어 왔다면 미래는 고부가가치 첨단산업과 문화 서비스산업과 같은 창조경제가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KOTRA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수출ㆍ투자'에서 '내수촉진'으로 전환하고 있는 중국에서 내수형 소비재의 수출 확대를 위한 행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OTRA는 중추절(9월27일), 국경절(10월 초), 솔로데이(11월11일) 등 최대 소비 시즌을 겨냥해 중국 본토 소비재시장을 대대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의 시선은 중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일본에선 엔저로 인한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한일 수교 50주년의 분위기를 살려 일본 기업 1000개사가 참가하는 무역ㆍ투자ㆍ인적교류 종합사업인 '한일 경제교류대전(10월6~7일)'을 추진한다. 유가 하락과 자본 유출로 경제가 어려운 중동과 중남미도 각종 상담회와 사절단 파견을 통해 경제외교를 수출 반등의 동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경제문호가 넓어지는 이란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본사 내에 '이란 진출기업 지원센터'를 신설하고 쿠바에서는 '국제박람회 한국관 개설(11월)'과 '마리엘 경제특구로의 투자진출 설명회(9월)' 등을 연다.KOTRA는 특히 단기적 수출 성과가 높은 대형 수출상담회를 올 9~11월 초까지 앞당겨서 집중 시행하는 '릴레이식 수출상담회'를 열고 해외무역관을 지사처럼 이용하는 서비스인 '지사화사업'의 지원 기업 수를 현재 2600개에서 2800개로 늘리기로 했다.내부적으로는 중소기업 수출역량 강화를 위해 수출기업화지원팀을 실(室)로 확대 개편했고 새로운 수출 먹거리 창출과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신사업지원실과 해외진출종합상담센터를 각각 신설했다. 김 사장은 이를 통해 최근의 수출 부진으로 위태해진 4년 연속 무역달러 1조달러 달성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한다는 각오다. 더 멀리는 자신이 주창한 임기 내 수출 중소기업 10만개 육성이라는 '10만 양기론(養企論)' 달성도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중소기업 수는 9만개로 전체 320만 중소기업의 3% 미만에 불과하다. 김 사장은 무역협회, 중기청, 중기중앙회, 산업단지공단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향후 3년간 매년 3000개 이상씩 총 1만개의 내수 기업을 수출 기업으로 변신시킨다는 포부다. 김 사장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중요한 고비 때마다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아 왔다"면서 "당면한 수출 환경이 어렵지만 KOTRA가 새로운 무역 패러다임을 선도해 '제2의 무역입국'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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