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대법원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한만호 전 대표의 검찰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만호 전 대표가 법정에서 증언한 내용보다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의 신빙성에 무게를 실었다. 2심은 한명숙 의원의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자금을 제공했다는 한만호의 검찰 수사 당시 진술을 믿을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한 것"이라며 "한만호에게 허위 진술을 할 동기가 없었고, 한명숙과 '청주 한씨'로서 유대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당시 한명숙 의원은 "나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 당당하고 떳떳하게 상고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한명숙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한만호가 피고인 한명숙을 상대로 전혀 있지도 않은 허위의 사실을 꾸며내거나 굳이 과장·왜곡해 모함한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검찰에서 허위 또는 과장·왜곡된 진술을 한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의심할만한 정황 역시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인복 이상훈 김용덕 박보영 김소영 등 5명의 대법관은 대법원 다수 의견에 반대 견해를 밝혔다. 이들 대법관들은 "비장금 장부 사본은 입수 경위가 의심스럽고 피고인 한명숙이 사용처로 직접 적시돼 있지 않아 실질적 증명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 대법관들은 "(증인 진술도) 피고인 한명숙에게 건넨 자금의 액수를 변경해 진술하기도 하고 한만호의 불분명한 말만을 듣고 막연히 추측한 내용으로 보여 믿기 어렵다. 다른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대법원 8명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여 다수 의견에 따라 원심이 확정됐다. 한명숙 의원은 이번 판결로 의원직을 잃고 2년간 수감 생활을 하게 됐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