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大수술 나선 롯데…LG에서 배운다

롯데그룹, 연내 순환출자 80% 해소 방침간결한 지배구조로 투명경영 모범 LG사례 참고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소연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반(反) 롯데정서를 해소하기 위해 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개편 카드를 뽑아들었다. 롯데그룹은 총 416개에 달하는 복잡한 순환출자구조 속 상장사가 8개에 불과해 밀실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왔다. 따라서 어떤 방향으로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할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시되는 가운데 LG의 사례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LG는 3대째 가족경영을 이어오면서도 안정적인 후계구도를 확립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지배구조 투명성도 확보한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LG는 1947년 구인회 창업주가 설립한 락희화학공업사가 모태로, 70년 가까이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1969년 12월 구인회 창업주가 타계했을 때 그의 첫째 동생 고(故) 구철회 락희화학 사장은 이듬해 1월 6일 그룹 시무식을 통해 공식 퇴임했다.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자경 부회장을 제2대 회장으로 추대해야 한다. 어떤 혼선이나 잡음도 있어선 안 된다"며 2대 구자경 LG 명예회장에 힘을 실었다. 구자경 LG 명예회장 역시 젊은 나이에 경영권을 내려놓으며 '분쟁없는 승계'에 방점을 찍었다. 1995년 70세의 나이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LG가 세계 초우량기업이 되기 위해서 이제부터는 젊고 의욕적인 사람이 그룹을 맡아서 이끌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후임으로는 당시 50세의 아들 구본무 부회장을 내세웠다. 현역으로 활동해도 무리없을 나이에 후계구도에 명확히 선을 긋고 물러난 전례없는 사건으로 재계는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3년 국내 재벌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 지배구조를 개선한 것도 LG다. 롯데의 경우처럼 다수의 계열사 간 순환출자 구조와 달리 지주회사 체제는 간결한 소유지배구조로 투명경영을 가능케 한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당시 LG는 제일 먼저 화학부문 지주회사인 LGCI와 전자부문 지주회사인 LGEI를 합병해 통합지주회사인 LG를 출범시켰다. LG그룹 49개 계열사 중 LG전자, LG화학, LG산전 등 34개 계열사가 지주회사인 LG에 편입됐다. 그 결과 LG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를 통해 전자를 중심으로 화학, 통신 등 3대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총수, 지주사, 자회사, 손자회사로 이어지는 현재의 지배구조 틀도 확립됐다. 순환출자구조를 올해 안에 80%, 추후 100% 해소하겠다고 밝힌 롯데 역시 LG그룹 사례를 참고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는 것은 현재 지주사격인 호텔롯데가 상장후 롯데쇼핑을 합병하거나, 롯데제과와 합병해 거대 지주회사가 탄생하는 방안이다.현재 롯데그룹 지배구조 축은 일본 계열사 지분율이 90% 넘는 호텔롯데와 호텔롯데 및 2세들의 지배하에 있는 롯데쇼핑이다. 이들이 다시 주요 계열사들을 거느리는 방식으로 출자구조가 이뤄져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한 후 두 회사를 합병해 이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유력시하고 있다. 두 회사를 합병하면 오너 지분은 건드리지 않은채 계열사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계열사는 순환출자 고리를 하나씩 없애 나가면서 손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이 크다.이 과정에서 금융지주사 설립방안도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롯데는 현재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의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현행법 상 일반지주사는 금융계열사를 거느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LG그룹의 지배구조개편 때처럼 금융계열사를 일괄 매각하거나, 혹은 금융지주회사와 사업지주회사 두 체제로 나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신 회장은 노무라증권에서 일한 이력이 있어 금융산업에 대한 애정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법안'이 통과되면 금융계열사들은 일반 지주사 아래 중간 금융지주사를 두는 방식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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