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형제의 난' 핵심은? 기업 VS 가업

신동빈 "가족과 경영은 별개"신동주 "아버지의 적통은 나"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롯데형제간 갈등의 1차 본대전이라할 수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앞두고 양측의 대결구도와 전략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양측의 대결구도는 경영 대 가족, 전략은 정면돌파 대 법정소송으로 엇갈린다. 롯데홀딩스 주총이 17일 예정된 가운데 주총에 앞서 신동빈 롯데회장은 11일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가족과 경영은 별개라고 밝혀, 이번 형제갈등의 배경을 명확히 했다.신 회장은 이날 아버지는 존경한다고 발언하면서도 가족과 경영은 별개라고 밝혀 기업논리로 가업논리를 넘어서려는 고뇌를 드러냈다. 신 회장은 사태가 촉발된 직후에도 제2롯데월드 방문 등 현장경영행보를 이어가며 롯데 최고 경영자으로서의 입지 다지기에 주력했다. 이날 난관 타개책으로 꺼내놓은 기업구조개편안 핵심이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것도 그의 고뇌를 뒷받침한다. 호텔롯데 상장은 그룹 내에서도 여러 차례 이야기가 나왔지만 번번히 신 총괄회장의 반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일본홀딩스 주총을 앞두고 이같은 기업논리로 주주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 롯데의 경우 임직원들과 노조까지 경영능력에 무게를 두면서 신 회장 지지 입장을 밝혔다.반면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은 가족경영을 내세우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아버지를 내세워 신 회장을 일본홀딩스 회장에서 물러나게 하려다 실패한 그는 11일 밤 귀국,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롯데홀딩스 주주 설득 등을 설명하고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신 회장을 공격했던 논리도 다분히 가족윤리에 입각한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줄곧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이 자신에게 상의없이 경영권을 장악해버린 차남에게 격노했다는 것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또 아버지의 뜻이 자신에게 있기 때문에 그룹 적통이 본인임을 강조해왔다. 신 총괄회장 건강이상설에 대해 동영상까지 공개하며 아버지의 건재함을 드러내고자 했던 이유다. 이미 한국 롯데가 경영을 택해 신 회장 지지에 나선 가운데 일본 롯데홀딩스가 기업논리를 택할지, 가업논리를 택할지에 따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승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양측의 전략도 정면돌파와 법정소송으로 달라 주총 이후에도 파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신 회장측은 롯데홀딩스 주총을 조기에 실시키로 하면서 정면돌파를 택했다. 경영권 분쟁사태로 민.관.정의 압박이 심해지자 당초 주총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명예회장직을 신설하는 방안은 호칭의 문제로, 정관변경사항이 아니어서 굳이 주총을 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경영투명성 개선과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주총 시기를 앞당기며 정공법을 펼치고 있다. 반면 신 전 부회장측은 신 회장이 공동대표로 등재된 'L투자회사'의 등기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만약 신 회장이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의 동의없이 대표이사에 등재한 것이 확인될 경우 소송까지 불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장기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홀딩스 주총을 앞두고 형제 간 대결구도, 전략 등이 명확해졌다"며 "롯데홀딩스의 주총 결과에 따라 한쪽이 승기를 잡는 계기가 되겠지만 소송 등으로 여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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