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입 연 '신격호'…차남 '신동빈'과 타협 의지 없나(종합)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신격호 총괄회장 영상 공개 "신동빈 회장 韓 롯데 회장, 日 롯데홀딩스 대표에 임명한 적 없어" …용서할 수 없다 천명신 전 부회장에 유리한 내용…내일 귀국하는 신동빈 회장, 신 총괄회장과 어떻게 담판 지을지 귀추 주목[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입장이 밝힌 영상이 2일 전격 공개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뿐만 아니라 롯데 회장으로 임명한 적이 없다는 내용이다. 그 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공개한 육성 녹음과 지시서만 있었을 뿐 신 총괄회장의 공식 입장은 없어 정확한 의중을 알 수 없다는 관측이 있었다. 경영권 분쟁 최대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신 총괄회장의 이같은 공식 입장은 신 회장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3일 신 회장이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극적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있었지만 신 총괄회장의 용서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 총괄회장이 이날 장남 신 전 부회장 측을 통해 자신의 입장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롯데호텔 34층 자신의 집무실에서 녹화한 영상을 통해 "롯데그룹과 관련해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고 SBS가 보도했다. 신 총괄회장은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과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신동빈 회장에게는 어떠한 권한이나 명분도 없다"며 "70년간 롯데그룹을 키워온 아버지인 자신을 배제하려는 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이어 신 회장의 눈과 귀를 차단한 참모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신 총괄회장의 영상 공개는 그 간 세간에서 우려했던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킴과 동시에 본인의 의지를 직접 밝힌 것인 만큼 판세는 신 전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영향력과 존재감이 아직 일본 내에서도 상당하기 때문에 이번 영상 공개가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신 회장에게는 유리한 방향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신 회장은 3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준비작업을 끝내고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귀국한 직후 신 총괄회장과의 담판 내용에 따라 향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시각이 있었다. 반면 같은 날 신 전 부회장은 일본으로 출국해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광윤사 등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의지를 일본 이사회에 적극적으로 설득할 가능성도 많다는 것이다. 신 회장이 다져놓은 기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단순히 형제들 간 싸움을 넘어서 부자간 전쟁에서 가족, 친지들까지 동원되고 있는 양상이어서 장기간 분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6일 신동빈 회장을 만났지만 완전히 이기거나 지거나 결정될 때까지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7월 초 신 회장이 중국 사업에서 조 단위 손실을 낸 데 대해 신 총괄회장이 매우 화를 냈고 변상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맞은 신 회장은 이후 신 총괄회장 앞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신 전 부회장은 전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어 "동생이 모든 것을 빼앗아 자기 것으로 하려던 것이 원인"이라며 "친척들과 일본 롯데의 이사들, 자신과 아버지까지 쫓아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을 언제든 용서할 마음이 있다"며 화해의 여지를 남겼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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