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해공용 레이저 개발 vs 中 저고도 드론 격추용 개발
[아시아경제 박희준 위원]군사강국들이 드론(무인기)에 이어 레이저 무기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함정에 레이저포를 설치해 표적을 파괴하는 실험에 성공해 현재 가장 앞서 있다. 급신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도 뛰어들었다. 과거 '재미있는 장난감'으로 치부됐던 잠수함과 어뢰가 가장 치명적인 무기가 됐듯이 레이저 무기 역시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주목을 끌고 있다.◆육·해·공이 레이저 무기 개발 박차 가하는 미국=레이저 무기 개발 경쟁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미국이다. 미 육해공군은 레이저 무기의 실전배치를 위해 시험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미 공군은 오는 2030~40년께는 적 미사일과 드론, 항공기를 격추하기 위해 6세대 스텔스 전투기에 록히드마틴(이하 LMT)의 ABC레이저 기술을 탑재하기를 희망할 만큼 기술이 앞서 있다.
미국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사은 항공기 탑재 레이저무기인 항공광학 빔 콘트롤(ABC) 을 개발해 계속 시험하고 있다.
LMT는 지난해 9월까지 미공군연구소,노틀데임 대학과 손잡고 여덟 번째 ABC(항공광학 빔 컨트롤) 포 시험을 마쳤다. ABC포는 여러 개의 광선을 하나의 단일한 빔으로 만들어 발사한다. 당시 시험은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가 군용기에서 360도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시험했다. LMT의 ABC는 항공기의 상부나 하부, 후면에 있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을 격추하도록 설계됐으며 미공군과 연방항공청의 비행적합요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LMT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한 작전환경에서 레이저포가 제대로 작동하는 지를 계속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LMT의 경쟁사인 보잉은 육군과 손잡고 레이저 무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보잉은 고에너지레이저 이동식 시험발사기(HEL MD)를 개발해 시험을 진행 중이다. 현재 출력은 10kw 수준인데 내년 말에는 60kw 수준까지 향상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해군폰스함에 설치된 레이저포
해군은 수륙양륙함 폰스함에 30kw급 레이저 무기 시제품을 설치해 시험 중이다. 폰스함의 선수에 설치된 이 레이저무기는 출력을 낮추면 사람이 눈부심을 느끼도록 할 수 있지만, 출력을 높이면 소형 무인기나 선박에 불을 붙일 정도의 '화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제품은 절단기 등에 쓰이는 고출력 레이저 발진장치 6개에서 나오는 광선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출력을 낸다. 미해군 기술연구기관인 '해양시스템사령부'가 7년간 4000만 달러를 들여 개발한 것이다.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미군이 앞으로 3년 안에 300kw급 무기 시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군과 노드롭은 현재 시험 중인 고체 판형 레이저(솔리드 스테이트 슬래브 레이저)를 특별한 기술적 돌파구 없이도 300kw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광섬유 레이도 100만 메가와트의 전력만 있으면 300kw의 출력을 낼 확률이 30~35%는 된다고 한다.
중국은 저고도로 저속 비행하는 드론 등을 격추하기에 적합한 레이저포를 개발해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무기박람회에서 공개했다.
◆중국도 레이저 무기 개발 경쟁에 가세할 듯=중국의 레이저 연구 등에 비춰볼 때 중국은 기술력이나 개발 속도에서 미국에 크게 뒤쳐져 있는 것 같지는 않다.중국 공학 분야의 최고 학술 및 연구기관인 중국공정물리연구원(Chinese Academy of Engineering Physics)은 산하기관인 중국구원고신기술장비(中?久遠高新技術?備) 등과 함께 개발한 저고도 레이저 방어무기를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무기박람회에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과학 전문 잡지 파퓰러 사이트가 게재한 사진에 따르면, 컨테이너 상부에 레이저포가, 컨테이너 안에는 파워팩과 냉각장치, 컴퓨터가 설치된 것으로 추측됐다. 포탑의 오른쪽에는 레이저포가,왼쪽에는 주간 및 야간 적외선 비디오 카메라가 장착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 무기는 고각 85도, 사거리 2km, 출력은 10kw로 알려졌으며 최대 5km까지 관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30회 이상의 테스트에서 격추율 100%를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저고도 레이저포 정면
공정물리연구원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저고도 방공 레이저 시스템은 1만 와트 전력을 사용해 12㎢ 범위내의 저고도(고도 500m 이하)의 저속(초속 50m 이하)의 소형 비행물체를 격추하는 데 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버튼만 누르면 발사할 수 있을 만큼 조작이 간편하다고 한다.이 때문에 이 무기는 도시와 같은 밀집지역에서 큰 부수피해를 낳지 않고 저고도로 저속 비행하는 드론을 신속하게 격추하기에 적합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공정원은 현재 출력이 더 강하고 트럭에 탑재할 수 있는 '저고도방어무기 2'를 개발해 박격포탄이나 로켓,항공기와 미사일을 더 먼 거리에서 격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소형 경량화가 성공의 열쇠=레이저 기술이 급발전하고 있지만 군사용 무기로 실현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소형경량화,출력증대와 냉각방식은 진짜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게다가 시제품을 무기로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자금줄을 쥐고 있는 의회를 설득하는 일도 과제다.다행인 점은 레이저 무기를 비롯한 지향에너지무기에 대한 전문가와 대중의 관심이 크지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미사일과 폭탄 등 운동에너지를 사용하는 무기에 견준 비용절감 효과는 상당한 설득력을 발휘하고 있다. 게다가 소형 드론과 순항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항공기를 보호해야 하는 당위성도 또한 레이저 무기개발에 유리한 여건이 되고 있다.그런 점에서 전략예산평가소의 앤드류 크레피네비치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닉슨과 포드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제임스 슐레진저는 40여년 전 그와 '지향성에너지 무기'에 대해 대화를 나눌 때 '재미있는 무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크레피네비치는 "문제는 이것들이 장래 주류에 진입할 것이냐인데 잠수함과 어뢰도 1차 대전에서 치명적인 무기가 될 때까지는 '재미있는 무기에 불과했다"면서 "지향성 에너지 무기 세미나에 사람들이 가득 모인 것은 때가 왔음을 사람들이 믿기 시작한 징조"라고 말했다. 박희준 위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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